원주의 명물 출렁다리 옥수수 동동주
제가 아는 한 지인이 얼마전 원주에 살고 계신 부모님 댁에 놀러가서, 요즘 원주의 명물이 된 출렁다리를 구경하러 갔다가 그 근처에서 우연히 맛본 옥수수 동동주가 너무 맛있어서, 부산에 내려온 후 한참이 지나도 자꾸 그 맛이 생각나서 결국 수소문 끝에 한 박스를 구매했다며 맛이나 보라며 제게도 한 병을 선물로 주고 갔습니다.
평소에 술도 잘 안 마시는 친구가 그렇게까지 맛있다고 극찬을 하니, 게다가 그 친구가 얼마전 지인들을 불러 막걸리 파티를 벌였는데 시음평이 너무 좋았다고 말하니 저도 그 맛이 너무 궁금해서 그날 저녁에 바로 꺼내서 예정에도 없던 시음을 해봤습니다.
요즘은 막걸리도 예쁜 용기에 담아서 파는 게 많은데, 이 원주 옥수수 동동주는 아주 투박하게 생겼습니다.
하긴 맛이 중요하지 담는 그릇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오히려 이런 투박한 용기를 보면 나는 겉포장이 아니라 맛으로 승부하겠다라는 양조장 주인의 뚝심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옛날 스타일 막걸리 같아서 저는 더 정감도 가고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냉장고에 세워서 몇 시간 놔뒀더니 옥수수 가루가 침전되어 사진처럼 층이 나눠져 있습니다.
저 상태로 들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다른 승객들이 휘발유통 들고 타는 줄 알고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원재료가 뭔지부터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원재료는 수입산 밀가루와 수입산 옥수수, 정제수, 치자, 둥글레, 정제효소, 종국, 효모, 아스파탐, 아세셀팜칼륨이로군요.
여기서 어떤 분들은 아스파탐이 들어가 있으니까 많이 마시고 나면 숙취나 두통이 생기겠구나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아스파탐이나 아세셀팜칼륨은 둘 다 인공 감미료로 설탕의 200배에 가까운 단맛을 낸다고 합니다.
이 인공감미료의 유해성에 대한 갑론을박은 아직도 진행형인데요, 실제로 이런 인공감미료가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막걸리를 기준으로 대략 35병 정도의 양을 마셔야 그렇다는 이야기고, 소량을 섭취했을 때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유독 막걸리만 마시고 나면 숙취나 두통이 심한 건 막걸리나 와인 같은 발효주의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라고 합니다. 막걸리 자체에 들어있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두통과 숙취를 유발하기 때문에 아스파탐이 안 들어간 막걸리를 마셔도 숙취나 두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쓸데없이 장황하게 이야기했는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막걸리, 동동주는 많이 마시면 종류에 상관없이 숙취나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용량은 1.5리터고 에탄올 함량은 6%, 그리고 유통기한은 약 1개월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가격은 지인 말로는 원주에서 낱개로 구매했을 때는 5천원이었는데, 공장에 직접 전화해서 주문했더니 12병짜리 한 박스가 최소 주문 단위였고 가격은 택배비 포함 한 병당 3천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원주주조 033-742-2866으로 전화하셔서 주문하시기 바랍니다.
원주 옥수수 동동주 시음 후기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시음을 위해서 옥수수 동동주를 잘 흔들었더니 이런 색깔로 바뀌었습니다.
기포가 많지는 않은 건지 신나게 흔들었는데도 분노의 역류를 시전하지는 않았습니다. 항상 막걸리를 마실 때는 거꾸로 뒤집어서 신나게 흔들고 바로 세워서 따면 흘러 넘치지는 않아서 그렇게 땄더니 기포도 거의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막걸리는 이런 잔에 따라 마셔야 더 맛있는 것 같아서 한 잔 가득 따라봤습니다. 치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먹음직스러운 노락색을 띄고 있습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단맛이 과하지도 않고, 시큼털털한 맛이 나는 것도 아니고, 누룩향이 강한 것도 아니라서 그냥 구수하니 맛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막걸리와는 완전히 맛의 카테고리가 다른 것 같습니다.
술알못인 제가 뭐라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자니 너무 벅찬데요, 일단 그냥 맛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이 마셔도 "어! 이거 맛있네"라고 말하며 마실 수 있는 그런 맛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술은 첫 잔 혹은 첫 모금이 항상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서, 조금 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다시 한 두 모금 마시고, 또 마셔봤습니다, 그런데 계속 마셔도 이상하게 맛있습니다.
안주 없이 술만 마셔도 그냥 술술 넘어가는 그런 맛입니다.
다음날도 이 원주 옥수수 동동주가 또 한 잔 마시고 싶어져서 술한잔에 따라서 마셔봤습니다.
저는 사실 술이 약해서 같은 술을 이틀, 사흘 연달아 마시면 보통은 술맛이 갈수록 떨어진다고 느끼는데,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마셔도 맛있습니다. 이 원주 옥수수 동동주에는 뭐라고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렇게 한 잔씩, 한 잔씩 마시다 저 혼자 한 통을 다 비웠습니다.
원주 옥수수 동동주, 그냥 한 모금 마셔보면 맛있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드는 그런 막걸리입니다.
새로운 맛의 막걸리를 찾으시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양도 많고 가격까지 저렴하니 한 박스 구매해서 주변 사람들과 나눠 마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술을 제게 선물한 지인 말로는, 원주 출렁다리 근처에서 파는 막걸리 또는 옥수수 동동주가 몇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이 원주 옥수수 동동주가 제일 맛있고, 지역 주민들도 많이 소비한다고 하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깨알 상식 &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이버 영어사전 활용법 (16) | 2022.11.01 |
---|---|
경주법주 화랑을 아시나요? (33) | 2022.10.30 |
타이거밤(Tiger Balm) 이야기 (16) | 2022.10.25 |
다꽝(단무지)는 사람 이름에서 유래 (16) | 2022.10.22 |
11월 부산 축제 행사 총정리 (14) | 2022.10.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