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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카페

뉴질랜드식 미트파이를 맛볼 수 있는 웅파이

by 쏘니파541 2022.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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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영어 공부를 위해서 정기적으로 만나는 뉴질랜드에서 온 외국인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소울푸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는데요, 그 친구 말로는 한국에서 지낸 지난 8개월의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만족스러웠으며 한국 음식 또한 너무 맛있어서 식도락을 즐기고 있지만 딱 한 가지, 여기 부산에서는 미트파이를 먹을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쉽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미트파이는 한국인의 김치찌개, 된장찌개 같은 소울푸드라서 뉴질랜드에서는 거의 매일 먹다시피 했던 음식인데 한국에 오니 그걸 먹을 수 없어서 너무 간절히 생각이 난다고 했습니다. 

한국 생활 8개월 동안 딱 한 번 미트파이를 먹어봤는데, 그것도 처음에 입국한 후 2주간 서울에 머무를 때 먹어 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부산에 온 이후로는 구경조차 못해봤다고 하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폭풍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부산에도 뉴질랜드식 미트파이가 있습니다. 웅파이 광안점과 센텀시티점 이렇게 두 곳이 있습니다.

뉴질랜드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뛸듯이 기뻐하며 당장 가보겠다고 야단법석을 떱니다. 우리도 8개월 정도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못 먹으면 저렇게 되려나라는 생각을 잠시 가져봅니다. 

그리고 다음 날 그 뉴질랜드 친구에게서 덕분에 미트파이 잘 먹었다며, 너무 맛있었다는 톡이 왔길래 문득 미트파이가 뭐길래 저렇게까지 먹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저도 한 번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웅파이 광안점과 센텀시티점 중에서 집에서 조금 더 가깝고 주차하기도 편할 것으로 보이는 센텀시티점으로 향했습니다. 웅파이 센텀시티점의 정기 휴일은 일요일이고, 영업시간은 11:00부터 20:00까지이며 브레이크 타임은 14:00부터 16:00까지입니다. 주차는 웅파이가 있는 벽산e센텀클래스원 건물에 하시면 되는데, 웅파이에서는 따로 주차 지원을 해주지는 않지만 저는 테이크아웃 하는 거라 금방 사서 나왔더니 주차비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웅파이 본점은 서울 망원동에 있다고 하는데 뉴질랜드에서 10여년간 쉐프로 지냈던 두 자매가 오픈한 가게라고 합니다.

웅파이 센텀시티점은 테이크아웃 위주로 판매하시는 것 같았고 장소가 넓지는 않았지만 먹고 갈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가게 안에는 각종 파이들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있었고 입구부터 풍기는 고소한 냄새가 침샘을 자극합니다. 

 

메뉴는 비프파이를 비롯한 7가지 파이 종류가 있고 각종 음료와 뉴질랜드 맥주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뉴질랜드 맥주가 궁금해졌지만 운전을 해야 하는 관계로 맥주를 향한 갈망을 어루고달래며 웅파이의 대표 메뉴인 비프파이와 그 정체가 궁금한 영숙파이를 주문해봤습니다. 

참고로 가격은 파이 종류에 따라 5,000원에서 6,500원 사이입니다. 

 

가게가 넓지는 않지만 드시고 가실 분들은 이 바 형태로 된 테이블에 앉아서 드시면 됩니다.

저는 포장 주문이라 사장님께서 제가 주문한 파이들을 진열대에서 꺼내 귀여운 박스에 담아주십니다.

 

이렇게 귀엽게 생긴 박스에 포장되어 있었고, 먹을 때 사용할 나무로 만든 칼과 포크도 따로 담아주셨습니다.

포장된 파이를 들고 운전해서 오는 내내 차 안 가득 풍기는 고소한 냄새 때문에 배에서는 계속 꼬르륵 소리가 나고 정신은 갈수록 혼미해지는 것 같아서 후다닥 사진을 찍고 바로 박스를 열어봤습니다. 

 

포장 후 바로 먹지 않을 거면 전자렌지에 2분 정도 데워서 먹으면 된다고 하셨는데, 아직 파이가 따뜻했지만 자고로 음식은 따뜻하게 먹는 법이라며 와이프가 전자렌지에 살짝 데워서 옵니다. 

 

살짝 허기지기도 했고,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아무 접시나 꺼내 올려놓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 와이프가 그런 허접한 접시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냐며 찬장에 고이 모셔둔 비싼 접시를 꺼내오겠다고 하는데 그런 걸 기다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다급히 손사레를 치며 바로 촬영에 들어갑니다.

언제는 제가 블로그 한다니까 그딴 걸 왜 하냐고 했던 와이프가 지금은 더 진심으로 촬영에 임하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왼쪽이 영숙파이이고 오른쪽이 미트파이인데, 영숙파이 위에 올라간 치즈는 전자렌지에 살짝 데웠더니 조금 딱딱해진 것처럼 보입니다.

 

시식하기 전에 먼저 영숙파이부터 집도 들어갑니다. 최근 들어 본의 아니게 블로그를 하면서 자주 집도를 하다 보니 이제는 나무칼을 들고도 능숙하게 반으로 가르게 됩니다. 

영숙파이는 위에는 메쉬포테이토와 치즈가 올려져 있고, 안에는 반숙으로 익힌 계란과 베이컨이 들어가 있습니다. 

먹어보니 뭔가 익숙한 맛인데, 어디에서 먹어봤는지 뭐와 비슷한 맛인지 잘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었던 탓인지 이게 그렇게까지 맛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맛은 있는데 영혼까지 끌어다 엄지척을 날리기에는 조금 부족한 그런 맛입니다.

  

이어서 오늘의 주인공인 비프파이도 집도 들어갑니다. 단면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반으로 잘라놓고 봐도 위의 집도 전 사진이랑 뭐가 다른 건지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어쨌든 비프파이가 영숙파이보다는 크기도 훨씬 더 크도 양이 푸짐해  보입니다. 

크게 잘라서 한 입 먹었더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듭니다.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맛입니다. 제가 맛만 보고는 도무지 식별할 수 없는 양식에 쓰이는 향신료가 살짝 들어간 것 같은데 전혀 거슬리지 않고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라 속으로 "비프파이 이 녀석 완전 물건이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서야 그 뉴질랜드 친구가 왜 그렇게 미트파이 노래를 불렀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저는 솔직히 이 정도 파이 두 개면 그냥 간식이라고 생각하고 먹었는데 완전 배가 부릅니다. 간식이 아니라 식사 대용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파이를 먹기 전에 배가 많이 고팠었는데 저녁은 배가 불러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간식으로 저 가격이면 조금 비싸다고 생각했었는데 식사 대용으로 저 가격이면 훌륭한 가성비입니다. 

 

저는 토종 한국인이라 이 파이를 먹기 전에는 평생 미트파이가 미치도록 땡길 일은 없을 거라 장담했었는데, 이 정도 맛이라면 가끔 생각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사실은 언제 또 센텀시티 근처로 지나갈 일을 만들어서 비프파이를 사올까라는 생각이 이미 마음속 한 구석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뉴질랜드식 미트파이 맛이 궁금하신 분들은 뉴질랜드인도 인정한 웅파이의 비프파이 꼭 한 번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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