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랭귀지 스쿨 잉글리쉬
부산대 앞에는 외국인들과 자유로운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친구도 만들고 영어 회화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랭귀지 스쿨 잉글리쉬, 줄여서 랭스영이라고 부르는 곳인데요, 부산에서 영어회화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외국인 친구를 만들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드리고자 포스팅해봅니다.
저는 늦은 나이에 평생의 숙제와도 같았던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지난 3년간 홀로 넷플릭스를 보며 고군분투했었는데요, 작년 연말쯤 되었을 때 이제 영어 회화 실력이 제법 늘었구나라는 생각이 스스로 들었지만 실제로 외국인을 만나 대화를 나눠본 경험이 전혀 없었던 저로서는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간절하게 필요했기에 수소문 끝에 랭스영을 알게 됐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만든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 15년간 감금되어 지낸 오태수(최민식 분)는 사설 감호시설에 갇혀 지내며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홀로 격투기를 연마하는데요, 그는 감금에서 풀려나온 후 동네 양아치들에게 괜히 시비를 걸어 자신의 싸움 실력이 실전에서도 통하는지 확인해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홀로 방구석에서 넷플릭스를 보며 영어를 배운 저도 딱 그런 심정으로 실전에서 제가 배운 영어가 통하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 랭스영을 찾게 된 것입니다.
우선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랭스영으로부터 광고 의뢰를 받았다거나, 대가를 받았다거나 하는 부분은 전혀 없으며, 믈론 현재 제 블로그 평균 방문자 수를 고려했을 때 그럴만한 깜냥도 전혀 안 되기에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조금 민망하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1년 가까이 영어 회화 실력을 쌓기 위해 100% 내 돈 다 내고 다녔던 랭스영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포스팅해서 영어 회화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찾으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랭스영의 시스템
랭스영의 스터디 종류
1. 초급 스터디: 기초 문장 만들기/말하기 + 쉐도잉
2. 콤보 스터디: 단어, 숙어 등 표현 연습 + 대화(교정)
3. 외친소 스터디: 외국인 친구들과 영어 대화 및 문화 교류
랭스영의 스터디는 크게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요, 초급 스터디와 콤보 스터디는 수업을 이끌어 주시는 한국인 선생님이 계시는 것 같고, 외친소 스터디의 경우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형식인데요, 초급, 콤보 스터디의 경우 제가 한 번도 참여를 해본 적이 없어서 오늘은 외친소 스터디에 대해서만 언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가 비용
운영 시스템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학원처럼 참가 비용을 내셔야 합니다. 1주일에 몇 회 참석하는지 등록 기간이 얼마나 긴지에 따라 요금 차이가 있는데 저는 지금까지 1주일에 2회씩 참석하였고 최소 2개월씩 등록 가능하기 때문에 2개월 즉 16회 참석에 4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1개월에 20만원이니까 학원 수강료와 비슷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랭스영 카페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운영 시간 및 참가 인원
평일 외친소 스터디 운영 시간은 19:00부터 21:00까지 2시간이며, 주말은 14:00부터 16:00까지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랭스영은 카페처럼 생겼는데 한 테이블에 외국인 1명과 한국인 최대 3명까지 참석하게 됩니다.
1시간이 지나면 외국인들이 서로 자리를 바꾸기 때문에 하루 2명의 외국인과 각각 한 시간씩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스터디에 참석하는 인원은 한 그룹에 외국인 포함 총 4명으로 제한되고 비슷한 레벨의 사람끼리 같은 그룹에 배정해주기 때문에 참가 인원이 너무 많아서 말할 기회가 없다거나 실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입을 닫게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랭스영의 장단점
랭스영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일반적인 학원과는 차별화 되어 있지만,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니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1.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1년 가까이 랭스영에 다니며 미국, 영국, 뉴질랜드, 에스토니아, 독일, 스페인, 멕시코, 노르웨이, 불가리아 등 서구권에서 온 외국인들은 물론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대만에서 온 외국인들까지 다양하게 만나봤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온 원어민들과의 만남을 더 선호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을 만남으로 인해 그들의 문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고, 다양한 엑센트도 접하면서 세계 공용어로서의 영어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2.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습니다.
딱히 정해진 교재나 주제가 없기 때문에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학원식 수업의 경우 정해진 교재를 보고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랭스영은 말 그대로 자유 주제이기 때문에 시사, 경제, 역사, 정치, 문화 등등 그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으며, 본인이 원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리드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고, 때로는 이런 토론이 특정 사건이나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3. 진짜 외국인 친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랭스영에 오는 외국인들의 경우 대부분이 학생인데요, 기본적으로 한국에 관심이 많고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스터디 시간 외에 따로 만나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반복해서 스터디에서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기 때문에 따로 식사나 술약속을 제안하기도 쉬워집니다. 랭스영 스터디에 오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한국 친구를 사귀고 싶어하기 때문에 좋은 외국인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단점
1. 비슷한 이야기만 무한 반복할 수 있는 함정이 있습니다.
랭스영은 학원처럼 한 선생님이 한 반을 맡아 계속 수업을 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매번 새로운 얼굴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소개,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 등등 호구조사에 가까운 이야기를 계속 비슷한 패턴으로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는 공통의 관심사가 딱히 없어서 음식, 여행 등등 뻔하지만 비슷한 주제에 대해 매번 이야기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본인이 토픽을 찾아서 대화를 리드하면 되기 때문에 스스로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쉽게 넘어갈 수 있는 함정입니다.
2. 주변이 시끄러워서 대화에 집중이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랭스영은 스터디 그룹의 형태를 띄고 있어서 오픈된 공간에서 여러 그룹이 앉아 이야기를 하다 보니, 주변 그룹에서 하는 말소리에 약간 방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랭스영에 다녔을 당시에는 참가 인원이 많지 않아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는데요, 최근 참가 인원이 조금 늘어나면서 주변 그룹에서 말하는 소리에 조금씩 대화에 집중이 안 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이건 저만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대화할 때 주변 소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들에게는 이건 분명한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코로나로 인해 실내에서 마스크를 껴야 하는 요즘은 주변 소리가 너무 크면 대화 상대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릴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리자면, 영어 회화 실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랭스영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영어가 모국어처럼 편하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 제게도 빨리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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