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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카페

부산의 마라탕 맛집 마라당 서면점

by 쏘니파541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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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마라당(痲辣堂)

대략 5-6년전부터인가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킨 마라탕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새로운 외식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는데요, 기성세대들이 얼큰한 국물이 생각날 때 짬뽕을 먼저 떠올리듯이 젊은 세대는 마라탕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젊은 세대에서 마라탕의 가히 인기는 선풍적인 것 같습니다.

하나의 새로운 음식 문화가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면 언제나 프렌차이즈 사업이 성행하게 되는데요, 서울에서 시작한 수많은 마라탕 프렌차이즈에 맞서 부산에서 정말 소규모 매장으로 시작해서 점차 그 사업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는 업체가 하나 있는데요, 사직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마라당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마라당이 처음 사직동 자이언츠파크에서 테이블 4개 정도의 작은 매장으로 영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주기적으로 마라당의 마라탕을 즐겨 먹고 있는 저로서는 이런 마라당의 성장이 반갑기만 합니다.

이미 마라당이 부산, 경남 여러 곳에 분점을 열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분점에서 식사를 해본 적은 없었는데요, 마침 서면에서 캐주얼한 점심 약속이 생겨서 기대를 안고 마라당 서면점으로 향해 봤습니다.

 

마라당 서면점은 정기휴일은 없으며, 영업시간은 11:00부터 22:00까지입니다. 번화가에 자리잡고 있다 보니 본점과는 영업시간이 다른 점이 우선 눈에 들어옵니다.

 

마라당 서면점의 외관은 본점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검은 바탕에 빨간 글자로 수놓은 간판에서부터 평소 즐겨 먹던 마라탕의 맛과 향이 풍겨나오는 것 같아 벌써 입 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마라당 서면점의 내부는 본점보다 훨씬 넒고 컸으며, 벽면을 수놓은 나뭇가지며 거기에 대롱대롱 매달린 원숭이 인형들까지, 이런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도 흥미로웠고,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테이블 사이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한 부분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저희는 점심시간이 막 시작하려는 시간에 도착한 터라 아직 실내는 다소 한가해보였고, 손 세정제로 소독을 하고 들어가서 바로 식재료를 담아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식자재를 담아놓은 진열장은 본점과 비슷한 모습이었는데 식자재에서 두세 가지 정도 본점과는 달라 보이는 재료들이 보였습니다. 

 

식재료를 골라 담는 통에 이것저것 가득 담아서 계산을 하며 메뉴를 잠시 올려다 봤는데, 여기 마라당에 그렇게 많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마라샹궈를 비롯한 다른 메뉴는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보통 같은 식당을 자주 다니게 되면 궁금증 때문에라도 이것저것 먹어보기 마련인데 여기 마라당에서는 오로지 마라탕만 먹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고기는 소고기를 추가하고, 맵기는 1단계로 주문했습니다. 제가 맵찔이는 아니지만 마라당은 1단계도 살짝 매운맛이 있고, 전에 한 번 2단계가 신라면보다 조금 더 매운맛이라고 하길래 그런 줄 알고 주문했다가 땀범벅이 됐던 경험이 있어서 무리하지 않고 늘 먹던대로 1단계로 주문했습니다. 

 

마라탕 시식 후기

마라탕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을 살펴보니 기호에 따라 마유(痲油)와 라유(辣油)를 넣어 먹으라는 설명이 보입니다만, 지금까지 마라당에서 먹은 마라탕은 제 입에 간이 딱 맞았기 때문에 한 번도 마유나 라유를 넣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행에게 혹시 밥이 필요하냐고 물어보니 조금씩만 먹자고 해서 밥을 가지러 갔는데 본점과 다르게 서면점에서는 공기밥 하나에 천 원씩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서면의 임대료가 워낙 높으니 이런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마라탕이 나왔습니다. 어라,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사직동 본점에서 먹었던 것과는 국물 색깔부터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프렌차이즈인데 이렇게 달라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라 보였습니다.

그래도 맛은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하며 국물을 마셔봤는데 신라면 정도의 맵기는 고사하고 전혀 매운맛이 없는 맹탕에 가까운 맛이었습니다. 

이건 뭔가 잘못됐다 싶어서 사장님께 물어보려고 했는데 같이 간 일행이 이미 마유와 라유를 긴급 수혈해서 간을 맞추고 있길래 저도 그냥 별말 안 하고 마유와 라유를 퍼넣어서 맵기와 얼얼한 정도를 맞췄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간을 조절하고 나니 한결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최소한 이 정도는 되어야 어디 가서 마라탕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는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본점의 마라탕 맛에 너무 길들여진 탓인지, 서면점에서 본점의 레시피를 충실하게 따르지 않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 입맛에는 맛이 달라도 너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마라탕 속에 들어가는 식재료야 다 같은 걸 쓰니까 맛이 다 비슷했지만 마라탕의 핵심인 국물 맛이 이렇게 다른데 가맹점이라고 해도 되나 싶은 정도여서 솔직히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동두부는 살짝 쉰 맛이 나서 한 입 배어먹고는 그냥 따로 빼놨습니다.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했던 맛과 너무 달라서 솔직히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지금까지 본점의 마라탕을 최소한 70-80번은 넘게 먹어본 것 같은데 제가 그 맛을 착각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마유와 라유로 긴급처방한 후의 국물 맛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본점의 마라탕과 비교하면 너무 큰 차이가 났습니다. 제가 악의적으로 이런 글을 적는 건 전혀 아니고요, 정말 같은 프렌차이즈인데 맛의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서 이건 쓴소리를 한 번 해야겠다 싶어서 작정하고 써봤습니다. 제 블로그는 아직 아무런 파급력이 없어서 그럴 일이 없겠지만 혹시라도 마라당 관계자분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프렌차이즈의 더 큰 성공을 위해서 한 번 면밀히 검토해보셨으면 합니다.

 

혹시라도 마라당의 명성을 듣고 마라탕을 드셔보시려는 분이 계시다면 다른 분점이 아닌 사직동 본점에서 드셔보시기를 꼭 추천합니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해결책을 찾아서 저처럼 다른 분점에서 식사하신 후에 실망하시는 분이 다시는 없기를 마라당의 열혈 팬으로서 간절히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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