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 & 카페

얼큰한 국물이 일품인 동래 부산라멘

by 쏘니파541 2022. 10. 31.
반응형

오늘은 점심 무렵 동래에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부득이하게 혼밥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는데도 아직은 혼밥 하는 게 저한테는 마냥 쉽지는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보통 혼밥을 해야 할 때 저는 자연스럽게 햄버거를 먹으러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오늘은 동래에 혼밥 하기에도 괜찮은 일본 라멘집이 있다고 해서 작심하고 방문해 봤습니다. 

 

부산라멘은 일요일이 정기 휴일이고 점심 영업은 11:30부터 14:30까지, 저녁은 16:00부터 20:30까지입니다. 브레이크 타임은 15:00부터 16:00까지이고, 주말에는 12:00부터 20:30까지 브레이크 타임 없이 영업한다고 합니다. 

 

부산라멘 외관입니다. 뭔가 심플하지만 묵직한 한 방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외관에서부터 풍기고 있습니다.

 

내부는 테이블이 4개 밖에 없는 좁은 공간입니다. 가게가 좁기도 하지만 젊은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시는 가게라 테이블 수를 사장님 혼자서 조리하고 서빙까지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맞춰서 세팅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입구 쪽에 주방이 위치하고 있고, 뒷쪽으로 테이블이 있는데 공간이 살짝 분리되어 있어서 혼밥을 하기에는 괜찮을 것으로 보입니다. 

 

메뉴는 아주 단촐합니다. 돼지라멘과 빨간돼지라멘 그리고 가라아게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는 메뉴가 너무 많은 식당보다는 이렇게 거의 단품 위주로 판매하는 식당을 더 신뢰하는 편이라 맛에 대한 기대감이 살짝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돼지라멘은 돈코츠 라멘으로 보였고, 오늘은 조금 매콤한 게 땡겨서 빨간돼지라멘과 가라아게 작은 사이즈로 주문했습니다. 

 

"드시기 전, 충분히 저어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메뉴판 밑에 쓰여 있습니다.

식당에 가면 보통 이런 문구를 지나치기 쉬운데 저렇게 써놓았을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잊지 않고 영혼을 불살라 저어 먹으리라고 다짐합니다. 

 

매운돼지라멘입니다, 큼지막한 차슈가 두 조각 올라가 있고, 계란도 있고, 흔히 보는 돈코츠 라멘의 비주얼인데 국물이 조금 얼큰해 보이는 정도의 차이만 있습니다.

제가 주문한 매운돼지라멘은 보통맛인데 국물이 그렇게 자극적이지는 않고 적당히 칼칼한 정도입니다.

저는 돈코츠 라멘을 먹을 때 보통은 국물이 조금 느끼하다고 생각하는데, 살짝 매콤한 맛이 더해지니 제 입맛에는 밸런스가 훨씬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기분 좋은 매콤함이 느끼한 맛을 잡아주지만, 돈코츠 라멘 특유의 묵직한 육수 맛은 잘 살아 있습니다.

중독성 있는 칼칼함에 국물을 무한으로 퍼마시게 되는데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그런 국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면도 딱 적당한 정도로 잘 익었습니다. 너무 설익지도 너무 퍼지지도 않아서 제가 가장 선호하는 면 삶기 정도로 나왔습니다.

 

고작 3천원짜리 가라아게인데 양이 제법 넉넉합니다. 튀김옷을 아주 얇게 입힌 가라아게는 치킨의 촉촉한 맛을 아주 잘 살린 것 같습니다. 한국식 치킨과는 확실히 그 결이 다르지만 가라아게는 그 나름으로의 매력이 충분히 느껴집니다. 게다가 매콤한 국물이 있으니 가라아게도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튀긴 닭인데도 튀김 특유의 느끼한 맛이 안 나는 게 참 신기합니다. 

 

라멘과 가라아게와 같이 서빙되어서 동시에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먹다 보니 가게 규모가 작다고, 메뉴가 적다고 실력까지 모자라는 건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혼밥 먹기 편한 곳을 찾느라 맛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이건 완전 대반전입니다. 보통 돈코츠 라멘은 묵직한 국물이 좋으면서도 살짝 느끼하고, 매운 라멘은 대부분 짜증나게 매운 경우가 많은데, 이 매운돼지라멘은 그 적정선을 아주 잘 찾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갔다가 너무 만족스러운 한 끼를 먹어서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동래에서 매콤한 국물이나 라멘이 드시고 싶으신 분들, 색다른 점심 메뉴를 고민하시는 분들, 퇴근길 맥주 한 잔에 라멘과 가라아게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얼마전, 이 근처에서 고기국수를 먹고 며칠전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라멘과 고기국수가 비슷한 카테고리에 속해 있어서 굳이 비교를 한 번 해보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100% 매운돼지라멘의 KO승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