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리 이름의 뜻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즐겨먹는 중국 음식은 그 이름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는 전혀 알 길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중국 요리 이름은 그 요리에 들어가는 식자재와 관련된 정보 및 조리 방법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늘 먹는 중국 요리가 왜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늘은 우리가 중식당에서 즐겨 먹지만 그 이름만큼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음식들의 이름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짜장면(炸醬麵)
현재 표준어로 짜장면은 자장면이라고 표기하는 게 맞는데요, 엄밀히 따지면 작장면이라고 쓰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짜장이라는 말은 춘장을 기름에 튀겼다(炸:중국어로 튀기다라는 의미) 라는 의미인데요, 이를 중국어로 읽으면 "짜지앙"이라고 발음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한국식 한자 발음의 작장면 대신 짜장면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2. 짬뽕(ちゃんぽん)
짬뽕은 여러 중국 음식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음식인데요, 우리는 중국 음식이라고 알고 먹고 있지만, 사실은 한국에서만 먹는 한국 음식이고, 또 그 이름은 일본어로 "한데 섞음"이라는 뜻을 가진 국적이 아주 애매한 음식입니다.중국에도 초마면(炒碼面)이라고 이와 비슷한 음식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먹는 그 빨간 국물의 짬뽕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한국식 짬뽕(왼쪽)과 중국식 초마면(오른쪽)은 한눈에 보기에도 완전히 달라 보입니다.
3. 탕수육(糖醋肉)
탕수육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조리방법에 대한 정보와 식자재에 대한 정보가 그 이름에 담겨있는 대표적인 예 중 하나인데요, 탕수는 설탕 당과(糖) 식초 초(醋)가 합해진 말로, 중국어로는 탕추라고 읽는 게 맞고,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당초라고 읽는 게 맞는데요, 이는 산동에서 온 화교들의 방언이 반영되어 탕수라고 굳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 요리에서 이름 뒤에 육이 붙은 경우는 돼지고기가 주원료이고, 기로 끝나는 요리는 닭고기가 주원료입니다.
그러니까 탕수육은 설탕과 식초를 넣어 새콤달콤한 소소를 만든 후, 튀긴 돼지고기 위에 뿌린 음식이라는 의미가 되니까 딱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부먹 스타일 탕수육이 되는 겁니다.
탕수육은 중국에서도 흔하게 먹는 음식인데요 대신 보통은 그 이름을 탕추리지(糖醋里脊)라고 부릅니다. 리지(里脊)란 소나 돼지고기의 등심 부위를 뜻하는데요, 다만 대부분 중국의 탕추리지는 채소를 같이 볶아서 내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탕수육과는 그 모양새가 조금 다릅니다.
4. 깐풍기(乾烹雞)
깐풍기는 소스를 마르게 졸여내다라는 의미의 건(乾)과 요리하다 또는 볶다라는 의미의 팽(烹)이 합쳐진 말로 깐풍은 소스가 바짝 졸아들도록 볶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기는 닭 계(鷄)를 뜻하는데요, 고로, 깐풍기는 소스가 마를 때까지 볶은 닭고기라는 뜻입니다. 이 깐풍기의 발음 또한 산동 화교들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요, 중국 표준어로 읽으면 깐펑지,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건팽계라고 발음해야 합니다.
5. 양장피(兩張皮)
양장피는 전분을 이용해서 만든 피(皮)를 두 장 겹쳐서 만든 피를 뜻하기도 하고, 그 피를 이용해서 만든 음식을 뜻하기도 합니다. 양장피라는 음식은 보통 겨자소스를 넣어서 채 썰어놓은 식자재들과 가운데 놓여있는 전분피를 섞어서 먹는데요, 그 전분피의 이름인 양장피(두 장의 피)가 그대로 음식 이름이 된 재미있는 경우입니다.
6. 동파육(東坡肉)
동파육은 <적벽부>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긴 중국 북송시대의 유명한 시인인 소동파의 이름에서 유래한 음식입니다. 소동파가 이 음식을 좋아해서 그의 이름만 따왔다는 설도 있고, 소동파가 지방 관리로 있을 때 돼지고기 조리법을 잘 모르는 그 지방 사람들을 위해서 요리법을 고안했다는 설도 있고, 그 외 다양한 설이 있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며 소동파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다고 합니다.
7. 팔보채(八寶菜)
팔보채는 이름 그대로 여덟 가지의 귀한 식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음식이라는 뜻입니다. 그 여덟 가지 식재료가 따로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이며, 과거 서태후가 생전에 즐겨 먹었던 음식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팔보채는 설날에 먹는 음식 중 하나라고 하는데요, 그 모양새가 우리가 중식당에서 먹는 팔보채와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8. 유산슬(溜三絲)
유산슬은 세 가지(三) 육류나 해산물을 가늘게 채썰어서(絲) 전분을 넣어 걸쭉하게(溜) 만든 음식이라는 뜻입니다.
이 역시도 조리방법과 (溜: 걸쭉하게 만듦) 식자재에(三絲:세 가지 채썬 재료) 대한 정보가 들어가 있는 이름입니다.
중국어로 읽으면 리우싼쓰,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류삼사라고 발음해야 하는데요, 이 역시 산동 화교들의 발음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9. 전가복(全家福)
전가복은 돼지고기, 닭고기, 해삼, 오징어 등의 재료들을 넣고 볶아낸 음식인데요, 제가 오늘 예를 든 음식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조리법이나 식자재에 대한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는 이름입니다.
중국어로 전가복은 취엔지아푸(quanjiafu)라고 읽는데요, 가족 사진이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가족 사진처럼 모든 식자재가 모여서 이뤄진 음식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불리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10. 만두(饅頭, 餃子, 包子)
마지막으로 만두는 이름에 대한 의미보다는 그 구분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봤으면 싶어서 넣어봤습니다.
한국에서는 그 모양이 어떻게 생겼든 상관없이 전부 만두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고요, 일본에서는 교자라는 이름을 더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사실 중국에서는 만두와 교자 그리고 포자는 엄연히 다른 음식입니다.
제일 왼쪽에 있는 것이 교자(餃子)인데요, 교자는 속에 만두소를 넣고 반으로 접어서 만두피의 끝을 붙인 후 주로 찌거나, 물에 삶아서 먹습니다.
중간에 있는 포자(包子)는 속에 만두소를 넣고 보따리를 싸듯이 싸서 끝부분만 붙여주는데요 그 생김새부터 교자와는 다릅니다, 또한 포자는 쪄서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딤섬 하면 떠오르는 소룡포(小籠包)도 포자의 일종인데요,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작은 찜기를 이용해서 쪄낸 포자라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오른쪽에 있는 만두(饅頭)는 속에 아무것도 없는 밀가루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흔히 밥 대신 주식으로 사용되며, 주로 반찬을 먹고 밥을 먹는 대신 이 만두를 먹습니다.
사족으로, 만두라는 이름의 유래는 삼국지를 보면 촉한의 제갈량이 남만(南蠻) 정벌을 마치고 돌아올 때, 심한 풍랑을 만나자 현지 지리를 안내하던 자들이 남만의 풍습에 따라 사람의 머리 49개를 배어 수신(水神)에게 제사를 지내야한다고 하였으나, 이미 전쟁에서 많은 살상을 했던 제갈량은 더 이상 살인을 할 수 없어 밀가루로 남만 사람의 머리 모양(蠻頭)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더니 풍랑이 가라앉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남만 사람의 머리라는 의미에서 蠻頭로 사용하였으나 나중에 같은 발음의 饅頭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장황하게 중국 음식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요, 재미삼아 한 번 써보면 어떨까 싶어서 시작한 건데, 어쨌든 이렇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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