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는 지리적 특성상 매일 저녁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지만, 막상 점심을 먹으려면 생각보다 영업을 하는 식당이 많지 않아 밥집을 찾기가 의외로 쉽지 않은 곳인데요, 오늘은 동래 지하철역 근처에 위치한 잘 알려지지 않은 횟집을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여기를 알게 된 건 저녁 시간에 동래에 나갔다가 동래 지하철역 근처에서 여기 사장님이 나눠주신 이 전단지 때문인데요,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받았는데 전단지 뒷면에 뭔가가 붙어 있어서 보니 천원짜리 신권이 하나 있었고, 전단지도 자세히 읽어보니 꼬리 부분을 잘라 오면 소주 2병을 무료로 제공한다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고이 잘 모셔두었습니다.
그러다 며칠 지나서 우연히 봤더니 점심 특선 메뉴가 있길래 추운 날씨에 따끈한 복국이나 먹자며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세종횟집은 일요일은 정기 휴무이고 영업 시간은 따로 공지된 게 없지만 점심, 저녁에 다 영업을 하시니 일단 참고하시고요, 점심 특선 메뉴는 11:30부터 14:30까지만 주문 가능하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세종횟집의 외관입니다. 가게 위치가 유동량이 많은 골목에 있는 건 아니라서 동래를 자주 다니는데도 이 골목은 약간 낯설게 느껴집니다. 가게 외관은 여느 횟집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 보이는 건 없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인테리어가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고 생각보다 실내 공간도 넓었습니다. 역시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그런지 이런 깔끔한 인상 너무 좋습니다.
메뉴는 크게 생선회 코스와 점심특선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저희는 대낮부터 소주를 마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소주 무료 쿠폰은 다음에 쓰기로 하고 애초에 결정했던 대로 복국을 주문했습니다.
어라, 그런데 주문해놓고 자세히 보니까 은복도 밀복도 아닌 까치복인데 가격이 12,000원밖에 안 합니다.
여기 인근에 있는 부산에서 꽤 유명한 복국집에 가면 은복도 이것보다 비싸고 까치복은 10,000원 정도 더 비싼데 일단 가격은 꽤나 저렴한 것 같습니다. 다른 일반 복국집과 비교해봐도 까치복이 저 가격이면 확실히 저렴한 것 같습니다.
주문하고 잠시 앉아 있으니 물을 내어주시는데 옛날 중국집에서 많이 사용했던 추억 돋는 컵에 따뜻한 보리차를 담아 내어주십니다.
그리고 잠시 후, 기본찬이 나오는데 가자미 구이, 계란 말이, 새송이 버섯 구이, 김치로 가지수는 많지 않지만 꽤 알찬 구성으로 제공됩니다.
가지수는 많은데 딱히 먹을 게 없는 것보다는 단촐하지만 알찬 구성을 저는 훨씬 더 선호하는 편이라 기본찬부터 마음에 듭니다.
곧 이어서 펄펄 끓는 까치복국이 나왔습니다. 미나리가 가득 올라간 뜨끈한 까치복국을 보니 이럴 줄 알았으면 전날 술을 좀 마시고 올 걸 하는 때 늦은 후회가 들기 시작합니다.
까치복을 꺼내서 앞접시에 담아 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습니다. 탱글탱글한 살과 쫀득한 식감의 껍질이 각기 색다른 맛을 선사하는 까치복은 속풀이에 좋은 국물은 논외로 하고 생선 자체만 놓고 맛을 평가하더도 별미 중의 별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육질이 단단해서 꼭 닭고기 같은 식감을 갖고 있는 까치복의 살 부분도 좋지만, 두툼하면서도 쫀득쫀득한 식감이 매력적인 껍질이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따로 덜어놓은 까치복 한 점을 맛있게 먹어 치우고 본격적으로 밥과 국을 먹기로 합니다.
그런데 공기밥 뚜껑을 열어 보니 밥 양이 너무 적어서 살짝 당황했는데, 공기밥은 모자라면 무료로 추가 가능하니까 편하게 직원분께 말씀하시면 됩니다.
전날 술을 마시지 않아서 제대로 속풀이를 하지는 못했지만, 숙취 없이 먹어도 까치복의 시원한 국물 맛은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12,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까치복이라면 앞으로 자주 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복국을 맛있게 먹어서인지 몰라도 이 집의 1인 35,000원 회코스는 어떨지도 궁금해집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생선 모양 전단지 꼬리를 들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데 소주 2병 정도는 눈 깜짝할 사이에 순삭할 수 있는 친구를 빨리 섭외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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