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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 상식 & 정보

결혼식 폐백 때 왜 대추와 밤을 신부에게 던져줄까?

by 쏘니파541 2022.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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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백이란? 

결혼식을 올린 신부가 시댁에 와서 시부모와 시댁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혼례의 식을 흔히 폐백이라고 하는데요, 요즘은 세상살이도 바쁘고 멀리 떨어져 사는 친척들도 많으니 결혼식 후에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일일이 인사를 드리는 게 어렵다 보니 보통은 서양식 결혼식을 마친 후에 한복으로 갈아입고 예식장 내에 있는 폐백실에서 폐백을 들이거나 이마저도 생략하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어쨌든, 흔히 폐백이라는 의례를 생각하면 그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시부모가 신부에게 대추와 밤을 던져주는 장면일 텐데요, 왜 많고 많은 음식이나 과실 중에 하필이면 대추와 밤을 던져주는지, 대추와 밤을 던져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추와 밤의 의미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은 과거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농사일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거들 수 있는 아들이 태어나기를 바라는 심리가 보편적이었고, 상대적으로 더 뛰어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남성이 권력을 잡고 있었기에, 남존여비, 남아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결혼 후 아들을 낳는다는 것은 집안의 대를 이음은 물론 미래의 노동력을 확보한다라는 의미에서도 큰 축복으로 여겨졌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조생귀자(早生貴子:빨리 아들을 낳으라는 의미)는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축하 인사였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결혼식 폐백 때 시부모가 신부에게 대추와 밤을 던져주는 의미를 다산을 기원하는 행위라고 알고 계시는데요, 실제로는 다산을 의미하기 보다는 빨리 아들을 낳으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사실, 다른 어떤 곡물이나 과실도 아닌 꼭 대추와 밤을 던져야 하는 이유는 한자의 동음이의어에서 비롯한 일종의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대추는 한자로 조(棗), 밤은 율(栗)이라고 하잖아요? 

이를 중국어로 읽어보면 대추는 zao 라고 발음하는데 이는 이를 조(早)와 발음이 같습니다. 

그리고 밤은 중국어로 栗子, lizi 라고 발음하는데 이는 설 립(立), 아들 자(子)와 발음이 똑같습니다. 

즉, 대추와 밤을 뜻하는 棗栗子는 早立子와 발음이 같고, 早立子는 말 그대로 빨리 아들이 들어서라는 뜻입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계시는 분들이 많던데 알고 나니 조금 어이없지 않나요? 

고작 결혼식 폐백 때 대추와 밤을 신부에게 던져주는 이유가 일종의 옛날식 아재 개그였다니요. 

 

 

맺는 말

한국은 한자 문화권에 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풍습이 생겼고, 그것이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유래를 모르거나 그 뜻도 제대로 모른 채 전통 풍습으로만 알고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특정 성별의 자녀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분들도 계시니까 아들이 아닌 딸을 원한다면 대추와 밤을 던져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 

이제 한국은 더 이상 농경사회도 아니고, 양성평등 실현에 애쓰고 있는 국가인만큼, 남아선호사상이 깊숙이 배어있는 풍습은 과감하게 버리고, 미래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현재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다산을 기원하는 새로운 풍습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짧은 생각을 한 번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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