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무지의 유래
우리가 중식당에서 짜장면을 먹을 때 절대 빠지면 안 되는 음식인 단무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짜장면 먹을 때 뿐만 아니라 김밥에도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하고, 분식집에서도 항상 존재감을 뽐내고 있고, 김치가 없을 때는 훌륭한 대용품으로 사용되기는 하는데요, 예전에는 단무지 대신 다꽝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부르곤 했습니다.
물론,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 중에서는 아직도 다꽝이라고 부르시는 분들이 꽤 많으신데요, 하여튼, 왠지 중국 화교들이 짜장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영혼의 단짝으로 같이 만들어냈을 것만 같은 이 단무지의 역사는 알고보면 사실 꽤나 오래됐습니다.
단무지는 17세기 일본 에도 막부의 다쿠앙 소호(沢庵宗彭)라는 승려가 무를 절여서 만든 음식인데요, 음식을 창안한 사람의 이름을 붙여 타쿠앙쯔케(沢庵漬け)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쿠앙 소호는 승려인 동시에 요리 연구가로도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보니 그가 창안한 단무지를 타쿠앙쯔케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단무지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후 불가를 중심으로 한국으로도 수입이 되었으며, 그 음식을 최초로 만든 사람의 이름인 다쿠앙이 조금 변형된 채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남아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다꽝과 한국 단무지의 차이점
비록 단무지가 일본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라고는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화를 거듭한 탓에 지금의 일본 다꽝과 한국의 단무지는 만드는 방식부터 맛까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초절임 방식으로 만드는 한국의 단무지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나지만, 쌀겨절임 방식으로 만드는 일본의 다꽝은 짠맛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그러고 보니 저는 일본을 수차례 여행하면서 단무지를 먹어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예전에 찍어놓은 사진들을 한 번 훑어봤습니다만, 라멘이나 규동을 먹을 때는 당연히 단무지가 있어야만 할 것 같은데, 단무지가 찍힌 사진이 하나도 없어서 살짝 당황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쩌면 지금 형태의 단무지는 일본보다는 오히려 한국의 식당에서 더 많이 소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도 엉뚱하게 중식당에서 말입니다.
사람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음식들
단무지의 유래에 대해서만 쓰려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타쿠앙처럼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한 음식들도 꽤 있는 것 같아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몇 가지만 정리해서 짧게 올려보겠습니다.
샌드위치
샌드위치는 영국의 정치가였던 샌드위치 백작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는데요, 샌드위치 백작으로 알려진 사람은 4대 샌드위치 백작인 존 몬테규로, 샌드위치는 작위의 이름이자 영국의 지명이기도 합니다. 영국 남동부 항구에 위치한 샌드위치 지방을 다스렸기 때문에 샌드위치 백작이라는 작위가 붙여졌다고 하는데요, 샌드위치 백작이 다스렸던 영토가 다른 이름이었다면 지금의 샌드위치라는 이름은 어쩌면 다르게 불리게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임연수어
임연수어는 그 유래가 두 가지로 나뉘는데, [난호어묵지]에 옛날에 이 물고기를 유독 잘 잡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이 임연수라서 이 생선의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다는 설이 있고, 옛날 강원도의 한 천석꾼이 임연수어의 껍질을 좋아하여 그것을 먹다가 가산을 탕진했는데 그의 이름이 임연수라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정설이건 이 생선의 이름이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한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좌종당계
미국식 중국요리의 하나인 좌종당계는 청나리 말기 양무운동을 이끌었던 좌종당이 즐겨 먹은 닭요리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정작 좌종당은 이 요리와는 아무런 연관성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사실 이 좌종당계는 평소 좌종당을 존경했던 동향의 요리사가 미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단맛을 많이 내서 만든 닭요리에 좌종당의 이름을 붙인 것이고, 그 후 꾸준하게 변화한 결과 현재는 미국식 중국 요리를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이 음식을 제네럴 쏘 치킨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동파육
[적벽가]로 유명한 중국 북송 때의 시인인 소동파의 이름을 딴 동파육은 소동파가 지방관으로 있을 때 그 지방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먹는 법을 잘 몰라 요리법을 직접 고안했다는 설과 항저우 사람들이 예전부터 즐겨먹던 이름이 딱히 정해지지 않은 이 음식을 소동파가 즐겨 먹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 등이 있는데 어느 쪽이 됐건 동파육은 좌종당계와는 다르게 소동파와 확실히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르게리타 피자
마르게리타는 이탈리아에서는 아주 흔한 여자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마르게리타 피자는 통일 이탈리아의 황제였던 움베르토 1세의 아내인 마르게리타 왕비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움베르토 1세와 마르게리타 왕비가 나폴리를 방문했을 때 한 요리사가 황제 부부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왕비의 이름을 붙이고 이탈리아 국기의 적, 녹, 백 세 가지 색깔을 상징하는 붉은색의 토마토 소스, 초록색의 바질, 흰색의 모짜렐라 치즈만 이용해서 만든 것이 그 유래라고 합니다.
샤또브리앙
19세기 프랑스의 샤또브리앙 남작은 미식가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요, 그는 소고기 안심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을 가장 즐겨 먹었습니다. 주로 소고기 안심 중에서도 가장 맛있다고 알려진 부분만을 떼어내어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후 그 부위를 이용하여 만든 스테이크를 샤또브리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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