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달집 태우기

정월 대보름

1. 정월 대보름이란?

정월 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로, 음력으로 설날이 지난 후 첫 보름달이 뜨는 날입니다. 한국에서 해는 양, 달은 음에 해당하기 때문에 달은 여성을 상징하였고, 동시에 풍요로움을 상징했습니다.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은 설날만큼 중요한 명절로 여겨졌는데요, 이에 동네마다 자정을 전후하여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또한 정월은 한 해를 시작하는 달이기에 그 한 해를 계획하는 달이기도 한데요, 이에 대보름과 그 전날에는 점을 보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정월 대보름

 

2. 정월 대보름 행사

정월 대보름 행사에는 더위 팔기, 보름 새기, 달맞이, 달집 태우기, 다리 밟기, 지신 밟기 등이 있는데 현재는 대부분의 행사는 진행하는 곳이 잘 없는 것 같고, 지역마다 달집 태우기 정도만 연간 행사로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정월 대보름

3. 정월 대보름 음식

정월 대보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로는 음식은 아마도 오곡밥과 부럼, 그리고 귀밝이 일 것 같은데요, 진채식이나 약밥, 복쌈 등도 대보름 음식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의 대보름 행사가 해를 이어갈 수록 점차 그 명맥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처럼 대보름 음식 역시도 요즘은 예전처럼 챙겨 먹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정월 대보름 부럼

 

4. 정월 대보름 놀이

정월 대보름에는 쥐불놀이, 횃불 싸움, 연 날리기, 널뛰기, 사자회 등과 같은 전통 놀이가 있었으나 이 역시 현재에는 화재나 안전 상의 이유로 진행하기 어려운 놀이도 있고, 점점 그 의미가 퇴색해 가면서 잊혀지고 있는 놀이도 많은 것 같습니다. 

 

달집 태우기

위에서 열거한 정월 대보름 관련 행사나 음식, 놀이가 예전에는 풍습으로 이어져 오다 최근에는 점점 잊혀져 가고 있지만 그래도 다행히 지역마다 달집 태우기는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 올해는 지난 정월 대보름 때 달집 태우기 행사에 가족들과 함께 참여해봤습니다. 

참고로 제가 참석한 곳은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인데요, 이곳에서는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달집 태우기 행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정월 대보름

 

우선 달집 태우기 행사에 앞서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가 먼저 진행되었는데요, 읍장님을 비롯한 마을 관계자분들이 무대에 올라 제를 지내는데요, 집에서 지내는 제사는 많이 봐왔지만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기리기 위해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니 살짝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정월 대보름

 

제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이미 보름달이 살짝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상태가 아니라서 달이 아주 크고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보름달을 보며 각자의 염원을 담아 기도를 하기 시작합니다.

 

정월 대보름

 

생각보다 길었던 행사가 끝나고 드디어 달집 태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달집 태우기를 하기 위해 이미 만들어놓은 달집 앞으로 멀리서부터 전통복장을 차려입은 분들이 횃불을 들고 긴 행렬을 이뤄서 입장합니다. 이와 동시에 신나는 꽹과리 소리가 흥을 돋궈줍니다. 

 

달집 태우기

 

달집 앞에 둘러선 행렬이 드디어 점화를 하니 커다란 달집이 금방 화염에 둘러 싸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달집을 보고 있자니 그동안 쌓여 있던 온갖 시름과 걱정도 불길 속으로 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달집 태우기

 

타오르는 달집을 바라보며 저도 가족의 안녕과 건강을 마음속으로 빌어 봤습니다. 딱히 이런 풍습을 믿는 건 아니지만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빈다고 손해 볼 일은 없으니 정성껏 빌어봤습니다.

 

불꽃놀이

 

달집이 어느 정도 타오르기 시작하자, 행사의 피날레를 알리는 불꽃을 쏘아올리기 시작합니다. 아주 큰 규모의 불꽃 축제와 비교하면 소박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꽤 볼만한 불꽃입니다.

 

달집 태우기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서 밖에서 1-2시간을 보냈지만 나름 만족스럽고 의미 있는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오랜 전통을 지킨다는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었지만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 안녕을 기원하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행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달집 태우기는 처음 봤는데요, 나름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년 정월 대보름이 오려면 아직 10개월은 더 기다려야겠지만 달집 태우기 행사를 못 보신 분들은 내년에 새로운 경험을 한 번 해보시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또한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으로 좋은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