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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카페

진짜 중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부산대 홍매사천요리

by 쏘니파541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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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찐 중국 맛집 -홍매사천

흔히 우리가 중국 음식을 떠올리면 중국집에서 파는 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이 떠오를 텐데요, 이는 대부분 옛날 산동성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화교들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 음식이라 사실 중국에서는 우리가 흔히 먹는 중국 음식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을 여행하며 음식이 입맛에 안 맞아 고생하시는 분들을 저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많이 봤습니다. 

이를 바꿔 말하자면, 중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실망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중국 음식이라는 건데요, 이름만 중국 요리일 뿐 중국인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전혀 다르고 생소한 음식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어쨌든, 처음에는 낯설게만 느껴지는 이 진짜 중국 음식도 자꾸 먹다보면 상당히 중독이 되는 수준에 이르게 되는데요, 지금 우리에게는 마라탕이나 양꼬치가 그런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중국 가정식 요리 또한 아주 매력적인 음식들이 많은데요, 오늘은 부산대 앞에 있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진짜 중국 요리를 파는 홍매사천에 대해 리뷰해 보겠습니다. 

 

 

부산대 홍매사천은 휴무일은 따로 없고 영업 시간은 17시부터 03시까지입니다. 

주차장은 따로 없으니 근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외관부터 중국 현지 식당 같은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간판에는 중국어로 사천소초(四川小炒)라고 쓰여 있는데요, 이는 사천식 볶음 요리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실제 홍매사천에서 판매하는 음식들은 사천요리라기 보다는 중국의 어느 지역을 가도 맛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요리들을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식당 내부는 이렇게 중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지만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음료 가지러 가서 주방도 살짝 봤는데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어서 적어도 위생적인 측면에서는 걱정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벽에 붙어 있는 메뉴에는 양꼬치 등 구이 메뉴만 쓰여 있습니다. 원래는 요리 위주로 판매하셨는데 양꼬치를 찾는 수요가 많아서 최근에도 구이류도 판매하고 계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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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분량이 많아서 올릴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부득이하게 슬라이드쇼로 올렸습니다. 정말 궁금한 분들만 보세요, 이건 거의 책 한 권 수준입니다. 물론 중국 현지에 있는 식당들은 메뉴가 이보다 더 두꺼운 곳도 많지만요. 

 

진짜 중국 현지식 요리

메뉴를 보니 이것저것 다 먹고 싶어서 엄청난 충동 구매를 할뻔 했지만, 겨우 정신을 차리고 6가지 대표적인 음식을 주문해 봤습니다. 대부분 가정식 요리 (家常便饭) 라고 할 만한, 중국 버전 밥도둑 위주로 주문해봤습니다. 

 

제일 먼저 나온 지삼선(地三鲜)입니다.

지삼선은 땅에서 나오는 세 가지 신선한 재료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는데, 감자, 가지, 피망이 주 재료이고, 튀긴 후 달콤 짬조름한 양념을 넣어 살짝 볶은 음식인데, 특히 가지 맛이 기가 막힙니다. 

한국에서 가지는 보통 나물로 많이 해먹는데 삶은 가지는 그 특유의 물컹거리는 식감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잖아요.

하지만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더니, 매번 지삼선이나 중국식 가지 요리를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튀긴 가지는 신세계를 만난 듯한 느낌입니다. 

 

두번째로 나온 라즈지(辣子鸡)입니다. 라즈지는 닭고기를 고추와 땅콩을 같이 넣어 볶은 건데, 살짝 매콤한 맛이 맥주 안주로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이 라즈지에서 변형된 한국식 중국 요리가 라조기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크게 썰어놓은 고추는 엄청 매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전혀 맵지 않아서 안심하고 막 드셔도 됩니다. 다시마 튀각처럼 바싹한 식감이 느껴져서 재미있습니다. 

 

이어서 부추계란볶음 (韭菜炒鸡蛋)이 나왔습니다. 말 그대로 계란과 부추를 볶은 건데,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게 완전 밥도둑입니다. 중국의 일반 가정에서도 자주 해먹는 음식인데, 생긴 건 수수해 보이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한 번 먹으면 멈출 수가 없는 맛입니다. 

 

곧 이어 동파육(东坡肉)이 나왔습니다. <적벽부>로 잘 알려진 중국 북송 시기의 유명한 시인인 소동파의 이름에서 따온 음식인데요, 이미 한국에도 많이 소개되었고 근래에는 동파육을 파는 식당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지만, 한국식으로 변형된 동파육과는 차원이 다른 제가 애타게 찾던 딱 그 동파육입니다.

한국에서 먹어본 동파육은 대부분 오랜 시간 삼겹살을 삶아 단짠 양념을 넣고 볶아서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단맛도 강할 뿐더러 돼지 육향이 강해서 거부감을 느꼈던 경우가 많았었는데, 여기 홍매사천 동파육은 진짜 동파육입니다. 

아직 동파육을 안 드셔보신 분들은 중국에 여행 가서 드실 게 아니라면, 꼭 여기서 먼저 드셔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다음은 고추 건두부 볶음 (尖椒干豆腐)입니다, 건두부는 중국에서는 널리 쓰이는 식자재인데요, 건두부 자체에는 별다른 맛이 없지만 다른 양념과 잘 만나면 포텐이 터지는 식자재입니다. 훠궈나 마라탕을 먹을 때도 건두부를 넣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고추 건두부 볶음은 건두부에 양념이 조금 덜 배어서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마라 가재 꼬리(麻辣龙虾尾)입니다. 범죄도시에서 장첸이 비닐 장갑 끼고 열심히 먹고 있던 음식이 바로 이 마라롱샤입니다. 물론 영화에서 장첸이 먹었던 건 가재 꼬리만 있는 게 아니라 통 가재였는데요, 드셔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가재라는 녀석이 머리통이 커서 머리통을 떼내고 나면 사실 별로 먹을 게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까는 번거로움을 조금 줄이려고 꼬리 부분만 있는 걸로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가격도 더 저렴하니 일석이조입니다. 

마라향이 가재에 잘 배에서 맥주 안주로 이만한 게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거기다 한 손에 비닐 장갑을 끼고 껍질을 벗겨 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진짜 중국 음식 맛이 궁금하신 분들께, 또는 뭔가 새로운 음식을 찾고 계신 분들께 감히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참고로 같이 간 일행 중 두 명은 완전 토종 한국 입맛이라 한식이 아니면 잘 안 먹는데, 여기 홍매사천 요리는 다 맛있다며 밥을 두 공기씩 먹었습니다. 

하여간 오늘도 배터지도록 잘 먹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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