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삼국의 설날 음식

한국, 중국, 일본의 설날

동북 아시아의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다 보니 예로부터 문화적인 교류가 서로 잦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서로 문화적으로 유사한 면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설날 또한 삼국에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화적 유사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양력 1월 1일은 신정, 음력 1월 1일은 구정 또는 설날이라고 부르는데요, 예전에는 신정과 구분하기 위해 구정이라는 말을 더 많이 썼지만 요즘은 설날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신정보다는 설날이 민족 전통 명절로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는 신정을 新年(xīnnián) 설날을 春节(chūnjié)라고 부릅니다. 春节가 설 연휴를 의미한다면 음력 1월 1일, 즉 설날 당일은 元旦(yuándàn)이라고 부릅니다. 중국 역시 신정보다는 설날을 더 중요시해서 보통 춘절(春节) 기간에는 1주일 정도 긴 연휴를 가집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메이지유신의 영향으로 1872년부터 음력 대신 양력 설을 지내고 있는데요, 새해 첫 날을 お正月(しょうがつ) 또는 元旦(がんたん)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역시 가장 큰 명절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중일 삼국에 공통으로 있는 전통 명절 설날에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가족 친지들과 나눠 먹는데요, 한중일 삼국의 설날 음식은 어떤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설날 음식

한국의 설날 음식을 꼽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떡국입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로 먹는 떡국은 한국의 설날 음식상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음식입니다. 

왜 설날에 떡국을 먹는지에 대해서는 문헌으로 전해지는 바가 없다고 하지만, 대부분 긴 가래떡은 장수를 기원하고, 썰어놓은 떡은 엽전과 모양이 비슷하여 돈을 많이 벌라는 의미로 먹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떡국

 

한국에서는 설날 차례를 지내는 풍습이 있기 때문에 떡국 외에도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을 먹기 마련인데요, 각종 전이나 튀김, 나물, 생선구이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례상

 

중국의 설날 음식

중국에서는 우리가 설날에 떡국을 먹듯이 춘절에 교자나 훈툰 같은 음식을 일반적으로 먹는데요, 남방에서는 탕위엔(汤圆)이라는 음식을 먹습니다. 송나라 시대 절강성 닝보(浙江省 宁波)에서 처음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는 汤圆은 찹쌀 피에 흑임자 소를 넣어 만든 음식인데 우리의 떡국과 유사한 음식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닝보탕위엔 <이미지 출처: 바이두>

 

이 외에도 중국에서는 八宝饭, 粘豆包, 粽子 같은 특색 있는 음식을 춘절에 먹기도 합니다. 또 춘절에는 장수를 기원하며 국수를 먹는 풍습도 있고,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생선을 먹는 풍습도 있습니다. 이는 중국어로 생선(鱼)이 풍요로움을 뜻하는 余와 발음이 같은데서 나온 것인데요, 年年有余(niánniányǒuyú)라는 말은 해마다 풍요롭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새해에 풍요를 기원하며 풍요와 발음이 같은 생선을 먹는데서 비롯한 풍습입니다. 

 

니엔또우빠오, 쫑즈, 빠바오판 <이미지 출처: 바이두>

 

일본의 설날 음식

일본에서는 오쇼우카츠(お正月)에 한국의 떡국과 비슷한 오조니(お雑煮)를 먹는데요, 오조니는 지방마다 속에 넣은 재료가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고기, 생선, 야채가 들어간 장국에 찹쌀로 만든 떡을 넣어서 먹는 음식입니다. 맛과 모양은 다르지만 한중일 삼국 모두 떡국과 비슷하게 생긴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오조니 <이미지 출처: 바이두>

 

이 외에도 일본에서는 오쇼우카츠(お正月)에 오세치(おせち[お節·御節]) 요리를 먹는데요, 오세치 요리는 장수를 의미하는 새우,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는 청어알, 부지런함을 의미하는 검은콩 조림 외에 흰살 생선, 멸치, 토란, 연근 등등 각종 음식을 찬합에 담아낸 음식인데, 전체적으로 단맛이 강하다고 합니다. 

 

오세치 요리

 

이상, 한중일 삼국의 설날 음식에 대해 간단히 알아봤는데요, 설 연휴에 과음이나 과식으로 고생하시는 일 없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새해에는 다들 소망하시는 모든 일 성취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