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명만 예약 가능한 동래 만디
얼마 전, 서울에 있는 지인이 오랜만에 부산에 놀러온다는 연락을 받고 이번에는 꼭 술 한 잔 마시자며 약속을 잡은 후, 회나 생선 요리를 좋아하는 지인의 취향의 맞춰 어디가 좋을지 폭풍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후보들을 두고 나름 고심을 하던 끝에 지인이 묵는 호텔과 동선 등을 고려하여 결국 예전부터 가고 싶어서 찜해뒀던 동래 이자카야 만디로 예약을 했습니다.
동래 이자카야 만디가 처음에 영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2부제로 운영되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현재는 하루에 딱 8명의 손님만 예약이 가능하다는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전화를 걸었는데 다행히도 두 자리 예약이 가능했습니다.
동래 이자카야 만디는 시작 시간을 6시와 7시30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시작하는 시간이 다를 뿐 내어지는 음식은 똑같다고 하셔서 저희는 여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6시로 예약을 했습니다.
이자카야 만디
부산 동래구 충렬대로 177
map.kakao.com
동래 이자카야 만디는 매주 일요일이 정기 휴일이고 영업 시간은 18:00부터 22:00까지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18:00로 예약하시면 마감 시간까지는 더 이상 다른 예약 손님이 없기 때문에 여유롭게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자카야 만디 외관, 실내 모습 및 메뉴
이자카야 만디의 이름이 왜 만디인지 궁금해서 혹시라도 일본어 사전을 찾고 계신 분이 계실까 봐 미리 말씀드리자면 만디는 경상도 사투리로 산이나 언덕의 정상을 일컫는 말입니다.그래서 산의 정상, 산마루를 경상도에서는 산만디라고 부릅니다.
우선 이자카야 만디의 외관입니다. 이름처럼 산만디에 있지는 않고 동래에서도 비교적 한적한 골목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다가 얼핏 봐서는 여기에 이자카야가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실내는 8명만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이런저런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예쁘게 꾸며져 있고, 분위기가 차분하고 좋아서 조용히 앉아서 술 한 잔 마시기에는 최적의 장소로 보입니다.
특히 동래의 다른 술집들처럼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아니라서 대화에 집중하기 좋았고, 아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분위기에 취하기 좋은 느낌이라 손님을 모시고 가기에도, 연인끼리 가기에도, 친구들과 가기에도 좋은 장소로 보였습니다.
이날 따라 사진이 흔들리게 찍힌 게 많아서 막상 포스팅을 하려고 보니 쓸만한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메뉴는 오마카세 1인 40,000원이 전부입니다. 예약할 때 1인당 30,000원씩 예약금을 내야 예약이 확정 되니 이 부분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고로 이자카야 만디에서는 안주는 뭘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고, 술만 뭘 마실지 선택하면 됩니다.
이자카야 만디의 사장님이 생각보다 젊은 분이셨는데, 니혼슈(사케)에 대해서 박학다식하셔서 원하는 맛이나 종류를 말씀하시면 그 기호에 맞춰서 적당한 걸로 추천해주십니다.
니혼슈와 오마카세
1. 니혼슈 - 이마니시(今西)
우선 사장님께 자리를 안내 받아 앉으니, 주류를 선택할 메뉴부터 내어주셨는데, 저는 니혼슈를 좋아하지만 그렇게 많은 종류를 마셔본 건 아니라서 사장님의 추천을 부탁드렸습니다.
참고로, 니혼슈(日本酒)는 우리가 흔히 사케라고 부르는 청주를 말하며, 사케는 일본어로 술의 총칭입니다. 즉, 사케는 일본어로 그냥 술이라는 단어입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는데, 제가 쌀 자체의 단맛이 강한 니혼슈로 추천을 부탁드렸더니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이마니시(今西)입니다. 처음에 듣고 이만희 씨라고 하는 줄 알고 네? 라고 반응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이마니시입니다.
아재 개그를 하려는 게 아니라 왜 그런지는 몰라도 처음에는 정말 그렇게 들렸습니다.
보통 니혼슈는 작은 작을 내어주시는데 위스키 전용 잔을 주시는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정확하게 확인은 안 해봤지만 글렌캐런 잔은 아니었던 것 같고, 그 비슷하게 생긴 잔이었는데 니혼슈의 향과 풍미를 즐기기에 좋은 잔이었던 것 같습니다.
2. 오마카세 요리
니혼슈를 잔에 채우고 마시려고 준비하고 있으니 바로 오마카세 요리가 내어집니다.
처음 나온 음식은 메인 메뉴인 회가 나오기 전에 먹으라고 내어주신 해산물과 채소를 볶은 요리였습니다. 사실 여기 다녀온 지도 조금 시간이 지나서 정확한 음식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니혼슈로 살짝 목을 축여가며 먹기에 적당했습니다.
이어서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회가 나왔습니다. 평소에 접하기 쉽지 않은 고급 어종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다시 한 번 더 설명을 부탁드렸었는데 시간이 지난 탓인지 정확하게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참돔, 구갈돔, 무늬 오징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은데, 아무리 사진을 들여다 봐도 이게 어떤 어종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모든 횟감이 아주 두툼하게 손질되어 있어서 먹을 때 식감이 너무 좋았고, 숙성회 특유의 부드럽고 쫀득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 횟감은 오마카세 요리인 만큼 당일 수급되는 어종에 따라 달라지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무와 우엉조림도 내어졌는데 별것 아닌 듯 보였지만 생각보다 씹을 때 식감도 맛도 훌륭해서 자꾸 손이 갔습니다.
이어서 내어진 고등어, 전갱이, 참치회입니다. 역시 회를 두툼하게 썰어서 내어주시는데 한입에 가득 넣고 씹는 맛이 좋아서 먹는 내내 즐거운 탄성이 새어나왔습니다.
그리고 회를 거의 다 비웠을 때쯤 내어진 스키야끼입니다. 이 스키야끼는 독특하게 돼지고기로 만드셨는데, 소고기보다 조금 더 두툼한데 씹는 맛도 좋고 아주 살짝만 익힌 계란을 소스 삼아 찍어 먹으니 짭쪼름한 스키야끼에 고소한 풍미를 더해줘서 자연스럽게 술을 더 마시게 됩니다.
이어서 내어진 아귀 튀김입니다. 아귀는 그냥 수육으로 해서 먹어도 맛있고 탕으로 먹어도 맛있는데 이렇게 튀겨놓으니 식감이 쫄깃쫄깃해서 마치 치킨을 먹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이어서 마무리로 삼치를 올려서 만든 솥밥에 구수한 국물까지 내어집니다.
이미 이때는 배가 가득 찬 상황이었는데 도저히 남기고 올 수 없는 비쥬얼이라 한 입 떠먹어 보고는 결국 싹싹 다 긁어먹고 나왔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니혼슈에 잘 숙성된 사시미,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오마카세 요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 분들께 동래 이자카야 만디 자신있게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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