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구 치킨의 대표주자 희망 통닭
어느 지역을 가나 그 지역을 대표하는 오래된 치킨집 하나는 있기 마련인데요, 제가 거주하고 있는 부산시 동래구에도 일명 부산 3대 통닭 중 한 곳으로 불리는 치킨집이 있습니다.
솔직히 부산 3대 통닭을 누가 선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해서 한 번 찾아봤더니 거인 통닭(부평시장), 뉴숯불 통닭(부산대), 희망 통닭(동래)이 부산의 3대 통닭으로 불리고 있고, 거인 통닭, 부평 통닭, 오복 통닭이 부평시장 3대 통닭으로 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안에서 약간씩 혼선이 생기다 보니 부산 3대 통닭을 놓고 아무 의미 없는 갑론을박이 생기지 않나 싶습니다.
각설하고,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바로 이 부산 3대 통닭 중 하나이자 저에게는 학창 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희망 통닭인데요, 맛집 포스팅과는 별개로 오랜만의 추억 여행이 되기도 해서 더욱 즐거운 방문길이었습니다.
희망 통닭은 월요일이 정기휴일이며 영업시간은 화,수,목요일은 13:00부터 23:00까지이고, 금,토,일요일은 10:00부터 23:00까지입니다.
희망 통닭의 외관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방문해서인지 외관에서부터 오랜 역사가 느껴지는 동시에 원래 희망 통닭이 이렇게 컸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치킨집 치고는 규모가 상당히 큰 편입니다.
실내는 비교적 최근에 인테리어를 다시 했는지 깔끔하게 단장된 모습입니다,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이곳에서 통닭을 먹었을 때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그 시절과 비교하면 가게 내부가 상당히 깨끗해진 편이라 그냥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였습니다.
우선 메뉴입니다. 예전 물가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소리겠지만, 그래도 학창 시절 통닭 가격과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후라이드가 20,000원, 양념 통닭이 21,000원인데 따지고 보니 다른 프렌차이즈 치킨과 비교했을 때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저희는 오랜만에 방문한 거라 양념, 후라이드 반반 치킨(21,000원)으로 주문했습니다.
희망 통닭 반반 치킨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렸더니 바로 기본상이 내어집니다. 케첩, 마요네즈 소스가 올라간 양배추 샐러드와 치킨무, 그리고 양념 소스와 소금으로 구성되어 있는 옛날 스타일 치킨집의 단촐한 기본상입니다.
드디어 후라이드와 양념 치킨이 따로 담아져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거라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 양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학창 시절에는 돌도 그냥 씹어먹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했기에 아무리 푸짐하게 담아내도 양이 적어보였을 테니 어쩌면 제가 심하게 왜곡된 기억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쨌든 국내산 12호 생닭만 사용한다고 하니 닭 자체가 커서 양이 푸짐해 보이는 걸로 생각하기로 합니다.
후라이드 치킨은 약간 두꺼운 튀김 옷을 입혔지만 전혀 거슬리지 않았고 담백하면서도 바싹해서 학창 시절 그랬던 것처럼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너무 오랜만에 방문한 거라 아쉽게도 그떄 먹었던 그 맛과 같은지는 제 혀가 전혀 기억하지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살짝 간이 되어 있는 후라이드 치킨은 흠잡을 곳 없이 맛있었습니다.
기름에 튀긴 음식인데도 어째서 맛이 담백한지는 모르겠지만, 속살은 촉촉하고 육즙은 살아있어서 저절로 엄지척을 연발하게 됩니다.
양념 치킨은 밖에 묻은 양념이 과하게 달지 않아서 딱 먹기 적당한 정도였고, 저는 평소 양념보다 후라이드를 편애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손이 가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양념 치킨은 겉에 입혀진 양념 때문에 보통 식감이 살짝 눅눅한 편이고 달고 짠 양념 맛이 강해서 선호하지 않았는데, 희망 통닭의 양념 치킨은 제가 오랫동안 갖고 있었던 이런 편견을 한 번에 깨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 날은 사실 낮에 방문했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술을 마실 상황이 아니라서 정말 오랜만에 맥주 없이 먹은 치킨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점도 안 남기고 너무 맛있게 잘 먹고 왔습니다.
확실히 프렌차이즈 치킨과는 차별화된 색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희망 통닭, 다음에 언젠가 치맥의 위로가 간절히 필요한 날이면 주저없이 희망 통닭으로 달려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맛집 & 카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의 맛있는 도넛 가게 컵넛(Cupnut) (31) | 2023.01.04 |
---|---|
밑반찬이 푸짐하고 맛있는 부산역 근처 대가보쌈 (35) | 2023.01.02 |
순대가 맛있는 경성대 수라국밥 (32) | 2022.12.29 |
짬뽕이 생각날 때는 도야짬뽕 명륜점 (28) | 2022.12.26 |
부산대 맛 좋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우디 (29) | 2022.12.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