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 싱글몰트바 더롯지
부산 동래에는 매일 저녁마다 회식이나 모임으로 술 한 잔 마시기 위해 쏟아져나온 인파로 늘상 북적이는데요, 예전에야 1차에서 삽겹살에 소주, 2차는 가볍게 맥주 한 잔 같은 공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식당도 워낙 다양해지고 소비 패턴도 많이 바뀌어서 점점 색다른 걸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과하게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마시는 문화도 많이 사라졌고, 건강이나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저녁에 과식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저녁에 반주 한 잔에 식사를 마치고 더부룩한 배를 부여잡고 2차로 또 기름진 음식을 먹으러 가기 부담스러울 때, 조용히 위스키나 와인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기 좋은 숨은 아지트 같은 싱글몰트바가 동래에도 있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동래 더롯지는 지하철 동래역 4번 출구에서 나와 중앙여고 방향으로 잠시만 걸어가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더롯지의 정기휴일은 일요일이고 영업시간은 19:00부터 02:00까지입니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03:00까지 영업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더롯지의 외관입니다. 더롯지는 지하에 자리 잡고 있어서 약간 숨은 아지트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인데요, 지하로 내려가다 보면 이렇게 심플하지만 멋드러진 간판이 반겨줍니다.
실내로 들어가면 바 형태로 된 좌석이 쭈욱 이어져 있고 안쪽으로는 테이블도 몇 개 있습니다. 혼자나 둘이서 오면 바에 앉는 것도 좋겠지만 저희는 일행이 많아서 안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조명은 어둡고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라 한담을 나누며 술 한 잔 마시기에는 딱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같이 간 일행은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이 있는데 왜 이제서야 데려왔냐며 원망 아닌 원망까지 합니다.
같이 간 일행들이 분위기 좋다며 사진을 찍고 있을 때, 그 무엇보다 가장 제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 브랜디 병들이 줄지어 서 있는 진열장이었습니다.
저도 몇 년 전부터 위스키나 브랜디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 집에 여러 병 사놓고 저녁에 한 잔씩 마시는데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를 보니 그동안 구매 목록 리스트에 올려놨던 위스키들을 빨리 사서 우리집 장식장에 쟁여놓아야겠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기어올라 옵니다.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직원분이 메뉴를 갖다 주십니다. 메뉴에는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부터 꼬냑, 칵테일, 보드카, 데낄라, 럼, 하이볼까지 있어서 결정 장애가 있으신 분들은 미리 뭘 마실지 정해놓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메뉴 사진은 술 종류가 너무 많아서 대표적인 것만 몇 개 올렸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요즘 구하기 어렵다는 발베니가 있는지 물어봤더니 다행히 있다고 하시길래 발베니 12년 더블우드를 주문했고, 위스키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한 일행은 같은 걸 주문하고, 술이 약한 나머지 일행 둘은 하이볼을 주문했습니다.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예전에는 코스트코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었던 발베니가 최근 위스키, 특히 싱글몰트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특히 발베니의 경우 싱글몰트 입문자에게 많이 추천하는 술이기도 하고, 싱글몰트의 BTS라는 찬사까지 받으며 워낙 가성비 좋은 술로 알려져서 한동안 더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불과 얼마전에도 더롯지에 왔다가 혹시나 싶어 물어봤는데 발베니는 없다고 하시길래 맥켈란을 주문했던 것 같은데, 일단 오늘은 있다고 하시니 입문자인 일행에게 한 잔 추천하고 저도 오랜만에 마셔봤습니다.
싱글몰트란?
여기서 혹시나 싱글몰트가 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잠깐만 설명을 하고 가자면, 위스키의 주원료인 몰트(Malt/맥아)나 그레인(Grain/옥수수, 밀, 호밀 등)을 발효하여 주정이 만들어지면 그걸 증류한 후 오크통에 넣고 숙성시킨 것이 위스키인데요, 맛은 좋지만 가격이 비싼 몰트 위스키와 맛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한 그레인 위스키를 배합한 걸 블렌디드 위스키라고 합니다. 한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발렌타인, 조니 워커, 시바스 리갈 같은 위스키가 전부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이와 다르게 맥아만 사용해서 만든 위스키를 몰트 위스키라고 하는데요, 한 증류소에서 만든 맥아로만 만든 위스키를 싱글몰트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 위스키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한 번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디어 저희가 주문한 발베니 12년 더블우드와 하이볼이 나왔습니다. 우선 하이볼은 이자까야에서 마시던 것과는 비쥬얼이 상당히 다르게 나오는데 더롯지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하이볼은 원래 단맛이 없다며 직원분이 당도를 어떻게 조절할지를 미리 물어 보셨습니다. 저는 안 마셔봤지만 하이볼을 주문한 일행들은 이자까야에서 마셨던 거랑은 조금 맛이 다르다고 하는데 둘 다 술알못이라 그다지 신뢰가 가지는 않습니다.
제가 주문한 발베니는 버팔로 트레이스 잔에 담겨서 나왔습니다. 마침 옆에 위스키 병이 하나 놓여 있어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그건 또 글렌모렌지 병이라 이 술의 정체가 뭔지 사진만 봐서는 도저히 판가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마시는 발베니, 역시 향도 맛도 좋습니다. 제가 맛 표현에 서툴러서 그리고 위스키에 입문한 시간이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아서 장황하게 그 맛을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달콤한 맛과 은은한 셰리 향이 오랫동안 여운을 남깁니다.
저는 위스키를 마실 때는 따로 안주를 먹지 않는 편인데, 같이 간 일행이 감자튀김이 먹고 싶다고 해서 하나 주문했습니다. 더롯지는 싱글몰트바라 가벼운 안주 정도만 준비되어 있으니 주문 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술보다는 분위기에 취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더롯지 앞으로도 위스키가 생각날 때면 종종 비밀 아지트처럼 드나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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