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코다리
언제부턴가 한국인의 밥상에 혜성처럼 등장해 밥도둑을 자처하고 있는 코다리는 생선을 싫어하는 초딩 입맛이 아닌 이상에야 대부분의 한국인이 사랑하는 반찬 중 하나일 텐데요. 몇 년 전 돌연 코다리 열풍이 불기 시작했을 때 부산에도 금빛 코다리라는 상호의 프렌차이즈가 생겨났는데요, 금정구 남산동에서 시작한 금빛 코다리는 이후 부산, 양산, 밀양, 김해, 울산 등에 가맹점을 열면서 부산, 경남 일대를 중심으로 성장한 업체입니다. 순전히 궁금해서 금빛 코다리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현재 대략 가맹점이 부산, 경남에 15개 정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코로나로 외식이 어렵던 2020-2021년 금빛 코다리를 배달앱을 통해 자주 주문해서 먹었었는데요, 최근 동래에서 점심 식사할 일이 많은 관계로 동래에서 밥집을 찾아 해메다가 금빛 코다리가 보이길래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봤습니다.
금빛 코다리 동래점은 정기 휴일은 없고, 영업시간은 11:00부터 22:00까지이고 브레이크타임은 없습니다.
코다리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수많은 식재료 중에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을 가진 식자재가 또 있을까 싶은데요, 코다리는 명태를 반건조한 것을 말합니다.
재미로 살펴보자면, 명태는 갓 잡힌 상태에서는 생태라고 불리고, 생태를 얼리면 동태, 반건조하면 코다리, 겨울에 얼렸다 녹혔다를 반복하면 황태, 바짝 말리면 북어 그리고 새끼 때는 노가리라고 부릅니다.
유독 왜 이 명태라는 생선에게만 이렇게 다양한 이름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정도는 상식으로 알아두고 술자리에서 노가리 깔 때 써먹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금빛 코다리 점심 특선
금빛 코다리 동래점의 외관과 실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매장은 규모도 크고 깔끔했는데요,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들로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배달앱으로 주문할 때는 주로 고구마순이나 시래기가 들어간 코다리를 먹었었는데, 배달앱으로는 주문할 수 없는 점심특선이 있길래, 가성비가 좋을 것으로 보여 주문해봤습니다.
점심특선은 주말, 공휴일에는 주문이 안 되고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2인 이상이라야 주문이 가능합니다.
다른 메뉴도 부재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있으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금빛 코다리찜은 매운맛이 기본이라고 쓰여 있어서,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일행 때문에 혹시나 싶어 다시 확인해봤지만 그렇게 맵지는 않다고 해서 기본 맛으로 주문했습니다.
먼저 기본찬이 나왔습니다. 기본찬은 단촐하지만 정갈해 보입니다. 그리고 참고로 콩나물과 김은 코다리와 같이 먹는 게 좋은데요, 콩나물은 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아서 코다리 조림 양념에 비벼서 먹으면 되고, 김은 밥과 코다리를 함께 싸서 먹으면 됩니다.
드디어 코다리찜 점심 특선이 나왔습니다. 둘이서 주문하면 사이좋게 한 마리씩 먹으면 되도록 손질되어서 나왔습니다.
시래기 코다리나 고구마순 코다리에서 부재료만 빠진 느낌인데, 코다리의 크기는 작지 않아서 혼자서 한 마리를 밥과 함께 먹으면 식사로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보통 코다리를 먹다보면 맛은 있는데 너무 매워서 입안이 얼얼해지고 땀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금빛 코다리는 아주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아서 먹기가 편했습니다. 코다리 자체의 부드럽고 쫀득한 육질도 좋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에서 감칠맛이 폭발합니다. 가만히 먹다가 생각해보니 이 맛있는 양념이 배어있는 시래기나 고구마순이 생각납니다. 역시 이런 조림이나 찜 종류의 음식을 먹을 때는 무, 시래기, 고구마순 같은 부재료들이 항상 열일 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김 위에 흰 쌀밥을 조금 떠서 올리고 코다리를 크게 한 점 뜯어 올려서 먹으니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게 이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째 맛있는 건 다 몸에 안 좋은데 이 코다리찜은 맛도 건강도 다 챙길 수 있는 음식인 것 같습니다.
점심 특선의 가성비나 구성은 나쁘지 않았지만 저는 시래기파라서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아마도 시래기가 들어간 코다리를 주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밥을 먹다보니 들어오는 입구 쪽에 숭늉이 있는 게 보입니다. 숭늉은 셀프라서 식사 후에 떠와서 한 잔 마셔봤습니다. 커피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전까지 한국인의 식후 음료 1순위는 단연 숭늉이었는데, 이미 오래전 커피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쓸쓸히 퇴장한 숭늉이지만 언제 마셔도 그 구수한 맛은 좋습니다.
금빛 코다리는 짭짤 매콤한 맛이라 저녁에 술안주로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코다리는 술안주보다는 밥반찬이라 다음에 또 이 매력적인 양념의 코다리와 흰 쌀밥의 앙상블이 불현듯 생각나는 날이면 주저하지 않고 재방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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