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에는 저녁 시간이면 술자리를 찾아 삼삼오오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해 항상 붐비는 탓에 많은 식당, 술집들이 영업을 하지만, 의외로 점심시간에는 영업을 하는 식당이 그렇게 많지 않아 괜찮은 밥집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동래 번화가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저녁에는 이자까야로 그리고 낮에는 식당으로 운영하는 괜찮은 밥집 겸 술집이 하나 있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동래 오노고로는 동래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은 일본식 카레 및 덮밥을 메인으로 판매하는 맛집인데요, 일본식 카레가 가끔 생각날 때면 한번씩 찾아가는 곳입니다.
오노고로는 정기휴일 없이 매일 영업하고 있고, 영업시간은 11:30부터 22:00까지이며 브레이크 타임은 15:00부터 17:00까지입니다. 동래역 2번 출구 혹은 4번 출구 뒷쪽에 있는 술집과 식당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카레 맛 하나 믿고 충분히 가볼만한 곳입니다.
오노고로의 가게 외관은 여느 이자까야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정면 사진을 하나 찍고 싶었지만 큰 길을 건너가야만 앵글이 나와서 옆에서 조금 삐딱하게 찍어봤습니다.
가게 문을 들어서면 "카레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가게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쓰여 있습니다. 이것만 글귀만 봐도 이곳 사장님의 카레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가게 안은 테이블 몇 개와 바 형태로 된 좌석이 있는 그렇게 크지 않은 공간입니다.
오노고로 사장님께서 지브리 팬이신지 벽면 가득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애니메이션들로 장식되어 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예전 작품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니 이웃의 토토로, 붉은 돼지 같은 작품들이 보입니다.
메뉴는 식사류인 카레와 덮밥, 면 종류가 있고 이런저런 메인요리도 있는데 이건 저녁에 술 한 잔 마실 때 주문하면 좋을 것 같은 안주류로 보입니다. 주류는 소주, 맥주 외에 하이볼이나 사케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만 저희는 점심 때 방문한 거라 카레로 주문했는데 셋 다 식성이 달라 토핑은 각각 소, 돼지, 닭으로 나눠서 주문했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다 보니 오노고로 카레 맛있게 먹는 법이 보이길래 찍어봤습니다.
결론은 토핑은 따로 내어주는 접시에 덜어놓고 카레와 수란을 잘 섞은 후 먹으라는 얘기 같습니다.
먼저 주문한 야끼교자가 나왔습니다. 밥 먹다가 눈치 게임 하거나 싸우지 말라고 인원수에 딱 맞게 6개를 내어주십니다.
간장 그릇 속에는 작은 잉어 한 마리 헤엄치고 다니며 이 교자는 일본식 야끼교자라고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먼저 제가 주문한 가라아게 토핑입니다. 밥과 카레는 아랫부분에 담겨있고 그 위에 이렇게 예쁘게 토핑을 올려주십니다. 처음부터 토핑과 밥을 따로 담아주실 수도 있겠지만, 사진에 목숨 거는 사람들을 위한 사장님의 작은 배려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건 일행이 주문한 차슈 토핑입니다. 마찬가지로 알록달록 예쁜 색감으로 정성스럽게 담아내셨는데 차슈가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이래서 옛말에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하더니, 주문할 때는 차슈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1도 없었는데 막상 테이블 위에 올라오니 이게 제일 맛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이건 우삼겹 토핑입니다. 규동과는 확실하게 다른 모습인데, 저 빨간 단무지의 강렬한 빛깔이 사진 속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전체적으로 음식을 더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노고로 카레 맛있게 먹는 방법에 적혀 있는 그대로 토핑은 전부 따로 나온 접시에 하나씩 옮겨담았습니다. 음식 사진 찍는 걸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일행은 처음부터 따로 담아줄 것이지 왜 이렇게 귀찮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토핑을 강주 이주시키는 내내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토핑을 다 이주시키고 남은 수란과 파만 사정없이 섞어주면 이제 먹을 준비는 이걸로 다 끝났습니다.
가라아게는 속이 촉촉해서 카레와 궁합이 아주 잘 맞았고, 카레도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게 숟가락을 잠시도 멈출 수 없도록 만듭니다. 똑같은 일본 카레인데도 집에서는 그렇게 먹기 싫던 카레가 밖에서는 가끔씩 먹고 싶어지는 이중성을 띄는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기 오노고로 카레는 다음에 또 카레가 먹고 싶어지면 와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동래 근처에서 오늘 점심에는 뭐 먹지로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께 부담없이 가볍게 먹을 수 있지만 먹고 나면 든든한 오노고로 카레는 어떠실지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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