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쭝샤오푸싱역 근처 야키토리 맛집 지라오반
대만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은 대부분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대만 여행의 8할을 차지하는 건 먹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중국과는 다르게 대만 음식은 덜 기름지고 향신료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는 음식이 많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저녁에 간단하게 맥주에 야키토리를 즐길 수 있는 맛집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타이베이 지하철 1호선과 5호선의 환승역인 쭝샤오푸싱역 근처에는 이런저런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많이 있는데요,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곳은 거의 없어서 호텔로 들어가기 전에 딱 맥주 한 잔만 더 마시고 들어가고 싶을 때 한 번씩 찾아가는 야키토리 전문점이 하나 있습니다.
지라오반(雞老闆)이라는 가게 상호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닭고기(야키토리)를 메인으로 판매하는 이 곳은 한국의 이자카야나 야키토리 가게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 뭔가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의 술집입니다.
참고로 중국어로 지(雞)는 닭이라는 뜻이고 라오반(老闆)은 사장님이라는 뜻이니까 이 가게의 이름은 "닭사장"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지라오반의 외관입니다. 전형적인 이자카야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자카야의 느낌과 포장마차의 감성이 동시에 느껴지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부는 일본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도 테이블이나 의자 혹은 이런저런 소품에서는 대만의 감성도 진하게 묻어나오는 곳이라 제게는 조금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메뉴는 따로 없고 주문표에 표시를 하고 지불을 하면 알아서 음식이 나오는데요, 전체적으로 음식 가격은 대체적으로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맥주도 몇 병 마시고, 음식도 4-5개 정도 주문했는데 한국 돈으로 4만원이 채 되지 않았으니 가격에는 큰 부담이 없는 가게임에 틀림없습니다.
타이완 맥주와 야키토리
평소에 타이베이에 가면 저는 주로 타이완 맥주 18천(天)을 마셨는데요, 이 타이완 맥주 18천은 유통기한이 18일인 생맥주라서 한국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맥주입니다.
아쉽게도 지라오반에서는 타이완 맥주 18천을 판매하지 않아서 골드 메달(金牌)로 주문해봤습니다.
사실 저는 맥주 맛을 잘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타이완 맥주는 골든 메달도 클래식도 제 입맛을 기준으로는 18천보다는 못 하다는 사실입니다.
어쨌든 안주류는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주문표에 하나씩 표시를 해서 직원에게 건내주면 되는데 아쉽게도 전부 중국어로 적혀 있어서 중국어를 잘 모르신다면 번역기를 돌려서 유추를 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4-5가지 간단한 안주를 주문해놓고 중국이나 대만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한국 맥주잔의 절반 크기에 해당하는 맥주잔에 술을 따르고 우선 목부터 축이고 있었습니다. TMI이겠지만 이 맥주잔이 원샷으로 마시기에는 딱 좋은 사이즈인 것 같습니다.
먼저 오이무침(涼拌小黃瓜)이 나왔습니다. 중국 대륙에서 흔하게 먹는 파이황과(拍黃瓜)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이를 길고 얇게 썰어서 돌돌 말아놓았는데 오이 특유의 시원한 맛에 간장 맛이 살짝 배어 있어서 부담 없이 먹기 좋습니다.
이어서 대만식 후라이드 치킨이라고 할 수 있는 옌수지(鹽酥雞)가 나왔습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치킨과 비슷한데 튀김옷에서 약간 차이가 있고 기본적으로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서 맥주 안주로 좋습니다.
곧 이어 삶은 풋콩인 마오또우지아(毛豆莢)가 나왔습니다. 이게 사실 별거 아니지만 하나씩 까서 먹는 재미도 있고 늦은 밤 맥주와 함께 먹기에는 부담 없이 딱 좋은 안주입니다.
그 다음은 야키토리와 새송이버섯 구이가 나왔습니다. 야키토리 가게니까 이런 메뉴도 하나 주문해봤는데 일본이나 한국의 야키토리 전문점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그래도 맥주 한 잔 간단히 마시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안주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포만감을 안고 쓰러져 잠들 수 있게 해줄 메뉴인 수제 참기름면(手工麻油麵線)이 나왔습니다. 별다른 고명도 없이 참기름과 간장으로 간을 한 건데 술자리에서 마무리로 먹기에 최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부족한 탄수화물을 채워주니 호텔로 들어가면 바로 쓰러져서 꿀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라오반은 타이베이에서 아주 유명한 식당도 아니고 단순히 호텔 근처에 있어서 방문해봤을 뿐인데 현지 분위기도 물씬 풍기고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니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며 맥주 한 잔 마시기에 안성맞춤인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타이베이를 여행하실 분들은 숙소 근처에서 이런 술집을 하나 찾아두면 하루 일과를 즐겁게 마무리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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