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 숨어 있는 동네 사람들의 맛집 개금 제주흑도야지
몇 개월 전에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서 평소에는 잘 갈 일이 없는 개금까지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모임에 나오는 친구 중 한 명이 이 동네에 사는데 동네 사람들만 알고 찾아가는 숨은 맛집이 있다고 해서 아예 모임 장소를 그곳으로 정하게 된 것입니다.
개금에서도 아주 골목길에 있어서 과연 이런 곳에 식당이 있으려나 싶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제주흑도야지가 오늘 리뷰해 드릴 식당입니다.
제주흑도야지
부산 부산진구 백양대로357번길 111
map.kakao.com
제주흑도야지의 정기휴일은 매주 일요일이고, 영업시간은 포털 사이트에 따로 없어서 확인해 봤는데 오픈 시간은 따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고 오후 8시 이후에 방문하시려면 051-891-9292로 전화하셔서 미리 예약해야 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제주흑도야지의 외관입니다. 저도 이 동네는 평소에 갈 일이 거의 없어서 이 가게가 얼마나 오래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외관만 봤을 때는 제법 오랜 시간 영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는 테이블이 5-6개 정도밖에 없는 작은 식당이고, 테이블 사이 간격도 좁아서 약간 시끄러울 수도 있으니 식사를 하실 때는 옆 테이블에 계신 분들을 배려해서 가능한 너무 시끄럽게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메뉴는 제주 흑생오겹과 백생오겹 그리고 생항정살, 생가브리살과 막창이 있는데, 제주에서 직접 공수하는 생고기임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보입니다. 물론 다른 삼겹살집의 경우 직원들이 다 구워주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더 비쌀 수는 있는데 어쨌든 제 기준으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입니다.
한쪽 창문에는 제주 흑돼지 오겹살의 효능이 적혀 있는데 이 말이 다 사실이라면 많이 먹어도 아주 건강해질 것 같은 음식으로 보입니다.
다시 찾아가고 싶은 맛의 제주 생오겹과 김치찌개
주문은 이 식당을 소개해준 친구가 추천하는 대로 맡겨놓기로 했습니다. 친구가 여기는 무조건 오겹살을 먹어야 된다고 해서 오겹살로 우선 주문했는데 흑오겹이었는지 백오겹이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 기본 상차림이 빠르게 차려집니다. 크게 특별한 건 없는 기본 상차림으로 파절이와 쌈채소 등이 나왔습니다.
불판이 달아오를 때쯤 딱 맞춰서 오겹살이 나왔습니다. 생긴 모양으로 봐서는 백오겹이 아닐까 싶은데 두툼하게 썰어놓은 오겹살 위에 굵은 소금으로만 밑간을 해놨습니다.
저는 먹기만 많이 먹어봤지 솔직히 고기를 보는 안목은 없어서 이렇게 봐서는 육질이 좋은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이 곳을 소개해준 친구가 이게 정말 맛있는 고기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니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바로 불판 위로 투척합니다.
불판 위에 올라가서 기름이 빠져나오고 노릇노릇 굽히기 시작하자 점점 더 먹음직스러운 모습으로 변해 갑니다. 고기 굽는 냄새에 멜젓 냄새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황홀경이 따로 없고 배꼽 시계는 더욱 속도를 내어 꼬르륵거리며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겉면이 익은 고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자른 후, 배고픔에 현기증을 호소하는 친구들의 뱃속에 빠르게 침투할 수 있도록 열과 오를 맞춰 불판 위에 2열 종대로 세워놓았습니다.
이제 다 익은 고기를 한 점 집어 파절이와 함께 한 입 먹어 봤습니다.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고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듬뿍 올라오는 오겹살이라 먹자마자 바로 입가에 미소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왜 친구가 그렇게 칭찬을 했는지 바로 납득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남은 고기를 전부 불판에 올려놓고 이제부터는 무아지경으로 먹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먹다 보니 금방 사라진 고기를 다시 냉장고에서 소환했습니다. 새로 나온 고기도 역시 빛깔이 비슷합니다. 다만 껍데기 부분에 검은색 털이 살짝 삐져나온 걸 보니 흑돼지였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걸 따질 겨를도 없이 다시 불판 위에 투척하고 맹렬한 기세로 굽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주문한 고기가 거의 다 누군가의 뱃속으로 사라지고 안 보일 때쯤, 이대로 가다가는 제주도 돼지의 씨가 마를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한 친구가 재빠르게 탄수화물 공급이 필요하다며 김치찌개를 주문했습니다.
고기를 먹은 후에 주문하는 식사 메뉴에는 된장뚝배기와 김치찌개가 있는데 된장은 1인분 기준이고 김치찌개는 3-4인분 분량입니다.
마지막 남은 고기까지 다 먹고 나니 알맞은 타이밍에 푸짐한 김치찌개가 나왔습니다. 이건 안 먹어 보고 눈으로만 봐도 무조건 맛있는 김치찌개입니다.
친구들이 이 김치찌개를 안주 삼아 소주잔을 기울일 때 저는 재빠르게 공기밥을 주문해서 김치찌개를 넣고 슥삭 비벼 먹어 봤습니다. 이건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비주얼이었는데 역시나 밥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김치찌개였습니다.
친구의 추천에 반신반의하며 찾아간 숨은 고깃집이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가까이만 있다면 정말 자주 찾아오고 싶은 식당입니다. 혹시 이 근처에 사시거나 맛있는 제주 돼지고기를 찾으시는 분들은 한 번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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