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재첩국 남포동 섬진강

섬진강 재첩국

아주 옛날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예전에는 아침마다 동네 어귀에서 들리는 "재첩국 사이소"라는 재첩국 파시는 아주머니들의 우렁찬 외침에 잠에서 깨곤 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그만큼 재첩국이 흔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었지만 요즘은 제대로 된 재첩국을 파는 식당을 찾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부산 남포동과 중앙동의 경계 어디쯤 골목에 위치한 섬진강은 인근 직장인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식당으로 점심시간마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인데요, 이곳 재첩국 정식이 푸짐하고 맛도 좋아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미리 하나 말씀드리자면 섬진강은 재첩의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유독 재첩국 가게 중에 섬진강 혹은 섬진강 재첩국이라는 상호를 갖고 있는 곳이 많은 것 같은데 방문 시 같은 상호의 다른 가게와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섬진강

 

 

남포동 섬진강은 정기 휴일은 없으며 영업 시간은 07:00부터 18:00까지입니다. 영업 시간이 다른 식당들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방문 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섬진강의 외관입니다. 저는 이 식당을 처음 알게 되어 다닌 지 벌써 20년이 넘었는데요, 처음 방문했을 당시에는 이 골목 다른 건물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장소를 현재 위치로 옮기고도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간판에서부터 그 흔적이 느껴집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안쪽으로 꽤 넓은 실내가 있습니다. 지금은 전부 테이블로 된 좌석만 있는데 테이블 수가 족히 20개는 넘어 보입니다.

 

 

메뉴입니다. 제가 이 날 방문했을 때가 점심 시간이라 손님들로 북적였고, 직원분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계셔서 메뉴를 찍기가 어려워 급하게 한 장 찍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여기 섬진강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재첩국 정식을 주문하시니 재첩국 정식 가격만 눈여겨 봐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재첩국 정식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섬진강을 방문하게 되면 메뉴에 대해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인원수에 맞춰 재첩국 정식을 주문하시면 됩니다. 저희도 재첩국 정식을 주문했고 잠시 후 바로 기본찬이 세팅 되었습니다.

 

 

기본찬입니다. 일단 기본찬부터 상당히 푸짐하게 깔립니다. 서울에서 오시는 분들이 부산의 이런 백반집에 오시면 가장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기본찬 가지수인데요, 일단 푸짐하게 담아놓은 기본찬이 7-8가지 정도 나옵니다.

감자 조림, 무채 무침, 파래 무침, 잡채, 콩나무 무침, 김치, 사라다와 함께 상추, 양배추, 다시마, 고추로 구성된 쌈 채소까지 푸짐하게 나옵니다.

 

재첩국은 음식의 특성상 주문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내어지는데요, 직장인들의 소중한 점심 시간을 조금이나마 더 아낄 수 있는 메뉴인 것 같아서 언제 방문해도 이 점은 항상 마음에 듭니다.

 

 

총총 썰어놓은 부추가 동동 떠다니는 재첩국은 우리가 흔히 아는 딱 그 모습입니다. 사진이라 정확하게는 안 보이지만 먹다 보면 재첩 건더기가 제법 푸짐하게 들어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뽀얀 재첩 국물의 시원함은 굳이 입 아프게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식당의 진정한 에이스는 재첩국이 아니라 바로 이 고등어 조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큼지막한 무와 함께 조려낸 이 고등어야말로 진정한 밥도둑입니다. 엄밀하게 말하지면 저는 이 조림에서 고등어보다 무를 더 좋아하는데요,  이 무조림만 있어도 밥 몇 공기는 뚝딱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첩국을 먹다 보니 함께 간 일행이 고추가루를 재첩국에 넣길래, 조금 더 칼칼하게 드실려고 그러냐고 물었더니 재첩국에 이렇게 고추가루를 적당량 넣어주면 재첩국 특유의 비린맛을 잡아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고추가루를 조금 넣고 먹어봤는데 솔직히 큰 차이는 못 느꼈지만 그래도 맛이 조금 더 나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태껏 이 섬진강을 수도 없이 왔는데 그런 이유로 식탁마다 고추가루가 놓여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남포동 근처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잘 차려진 푸짐한 한식 백반을 찾으시는 분들께 섬진강 재첩국 정식을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