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 돌섬도매횟집
한국의 술문화가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친한 친구, 지인들과 어울리다 보면 대부분은 1차에서 끝나지 않고 아쉬움에 가볍게 맥주라도 한 잔 더 마시러 가자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그러다 보면 애초의 다짐과는 달리 과음을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과음한 다음 날이면 한국인들은 습관처럼 꼭 해장국을 찾게 됩니다.
밤새 기름진 음식과 알코올에 지쳤을 쓰린 속을 달래줄 시원한 국물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찾게되는 해장 음식일 텐데요, 해장국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복국, 대구탕, 생태탕 같은 생선국일 겁니다. 이런 생선국 중에서 저는 최고의 해장국으로 물메기탕을 꼽는데요, 부산에서는 아직 그렇게 흔하지 않은 물메기탕을 파는 곳이 동래에 있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동래 돌섬도매횟집은 어느 술 마신 다음 날 물메기탕을 파는 걸 우연히 발견하고 들어가본 곳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원함의 끝판왕 물메기탕 덕분에 숙취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습니다.
돌섬도매횟집은 동래 지하철역 4번 출구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해 있으며, 영업 시간이나 정기 휴일에 대한 안내는 따로 없으나 점심, 저녁 시간에 다 영업은 하십니다.
돌섬도매횟집의 외관입니다. 동래역 지하철 4번 출구에서 나오면 건너편 길가에 바로 보입니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테이블도 많았으며, 비교적 최근에 오픈한 건지, 최근에 인테리어를 한 건지는 몰라도 대체적으로 깔끔해 보입니다.
메뉴는 벽면에 붙어 있는데, 주 메뉴는 당연히 회이고, 점심 장사를 하시기에 식사 메뉴도 여러가지 보입니다.
저희는 점심 특선인 물메기탕을 먹으러 들어간 거라 주저없이 물메기탕 3인분을 주문했습니다.
물메기란?
물메기는 꼼치과의 바다 생선으로 탕으로 끓이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식재료인데 예전에는 못생긴 외모 때문에 잡혀도 그냥 바다에 버렸던 생선이라고 합니다.
물메기는 한국, 일본, 사할린섬 등 북서태평양의 온대 해역에 서식하는 어종으로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꼼치, 물곰, 물텀벙, 미역어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특히 경북 지방에서 물메기를 많이 소비하고 있는데요, 경북 지역에서는 물메기탕을 흔히 물곰탕이라고 부릅니다.저는 부산에 평생을 살면서 물메기탕이라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결혼 후 경북 영덕 출신의 장모님 덕분에 처음 물메기탕을 맛보게 되었는데요, 한 번 그 매력에 빠지면 해장이 필요할 때마다 제일 먼저 찾게되는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이 물메기인데요, 사진이 흐릿하게 나왔지만 보시다시피 아주 못생겨서 식탁에 오르기 전 모습은 아무리 봐도 비호감입니다
물메기탕
물메기탕을 주문하자마자 사장님께서 바로 가게 앞 수조에 있던 큼지막한 물메기 두 마리를 잡아서 주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셨고 잠시 앉아 있으니 기본찬부터 세팅 됩니다.
저희가 방문한 날은 비가 조금씩 내렸는데 비 내리고 쌀쌀한 날씨에 센스 있게 김치전부터 내어주십니다.
그리고 올라온 기본찬은 미역줄기 볶음, 어묵 볶음, 멸치 볶음, 김치로 아주 단촐합니다.
드디어 오늘 저희의 해장을 책임질 물메기탕 3인분이 올라왔습니다. 주방으로 끌려가기 전의 비호감이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먹음직스럽고 푸짐한 모습으로 환골탈태해서 나타났습니다. 다 조리된 상태로 나온 거라 인덕션 위에 올려놓고 끓어오르면 바로 먹으면 된다고 하십니다.
물메기는 육질이 아주 연하고 부드럽다 못해 거의 흐물흐물하기 때문에 보통의 생선처럼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 먹기는 어렵습니다. 잔가시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 토막을 쥐고 입으로 생선살을 흡입하다시피 먹는 게 정석입니다.
흐물흐물 부드러운 살은 씹을 것도 없이 그냥 식도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살이 흐물거리지만 그 식감이 아주 나쁘지는 않고 나름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와 파를 같이 넣고 끓인 시원한 국물을 입에 넣는 순간, 셋 다 이제야 살 것 같다는 탄성이 자동으로 입밖으로 터져 나옵니다. 정말 이 국물은 하루 종일 퍼마시라고 해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게 한 냄비 차려졌던 물메기탕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숙취도 말끔히 사라져서 저녁에 어디 가서 또 한 잔 더 마실까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튀어나왔습니다.
동래에서 해장국을 간절히 찾고 계신 분들이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물메기탕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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